또 한 번의 육성신화 도전…늦깎이 샛별 박진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4일 05시 30분


코멘트
NC 박진우. 스포츠동아DB
NC 박진우.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는 선발이 주 역할인 50명 안팎의 투수가 있다. 그중 외국인 선수가 20명이다. 이들은 정상급 국내 투수들과 시즌 내내 각 부문 타이틀 순위 싸움을 이어간다.

최근 투수 부문 개인기록 순위표를 보면 낯선 이름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NC 다이노스 박진우다. 타 팀 팬이라면 반짝 반짝 빛나는 신인급 투수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된 프로 7년차 투수다.

박진우는 시즌 초반 NC 선발진에서 맹활약하며 또 한번의 육성선수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좌완 구창모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합류한 박진우는 사이드 암 투수로 타자 앞에서 큰 각도로 변화하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평균자책점 6위(2.43·22일 기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발 투수의 가장 큰 미덕인 이닝소화 역시 수준급이다. 6경기(1번 불펜등판 포함)에 나서33.1이닝을 던졌는데 이 부분 역시 리그에서 6번째로 많다.

안정감 역시 뛰어나다. 5번 선발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는데 전체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박진우는 건국대 시절 내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했다. 구속이 빠르지 않은 사이드 암 투수를 주목하는 프로 팀은 많지 않았다. 2013년 1군 데뷔를 앞둔 NC 다이노스가 육선 선수로 계약을 제안했다. 이후 박진우는 두 차례 2차 드래프트 지명, 경찰야구단 입대 등을 거쳐 다시 NC로 돌아왔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투구 기록이 34이닝에 불과했던 무명의 투수였지만 선발 기회를 잡자마자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는 배경에는 새롭게 가다듬은 체인지업이 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5㎞에 그치지만 현란한 공 끝 움직임이 상대 타자를 현혹하고 있다. 커맨드가 뛰어난 점도 장점이다.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 역시 진중하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이었던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한 뒤 “1군에서 7이닝을 던졌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고 영광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먼 길을 돌아왔지만 땀은 배신하지 않았고, 그라운드는 또 한 번의 감동 신화를 기대하게 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