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 행진’ SK 서진용, “믿음 주는 투수가 되어야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3일 09시 30분


SK 서진용. 스포츠동아DB
SK 서진용.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서진용(27)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대의 시선을 ‘신뢰’로 바꿔나가고 있다.

서진용은 근래 SK 벤치가 가장 믿고 기용하는 필승조의 주축이다.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와의 시리즈에서 수확한 3승에도 서진용은 세 차례 홀드로 기여했다. 140㎞ 중반대 직구에 주무기인 포크볼을 섞어 연일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는데, 개인 성적에도 위력적인 피칭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22일까지 13경기 12이닝을 책임지면서 리그 구원 투수들 가운데 삼진 2위(20개)에 올라있다. 경기당 삼진 개수는 15개에 이른다. 통산 성적을 돌아봐도 항상 소화 이닝보다 삼진 개수가 많았을 만큼 특화된 능력이지만, 올 시즌엔 볼넷을 4개로 대폭 줄이면서 단 한 차례의 홈런도 허락하지 않아 위력이 배가됐다. 덕분에 시즌 평균자책점은 1.50이다.

투구 폼 교정을 통해 성적과 건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기량을 꽃피울 무렵 마다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로선 선수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상체를 바로 세워 몸에 주어지는 부담을 최소화했고, 공을 던지는 지점은 앞으로 가져와 제구와 구위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새로운 자세가 몸에 익으면서 구속도 서서히 증가하는 중이다. 지루한 반복 훈련을 참고 견뎌낸 인내의 결실이다. 서진용 역시 “뒤에서 쓰던 힘을 앞에서 쓰는 차이다. 이전엔 포크볼이 약간 떴다가 떨어졌는데, 요즘은 직구처럼 가다가 떨어진다”며 “결과가 좋고, 구속도 오르고 있다. 팔도 아프지 않으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미소 지었다.

마운드 위에서의 표정도 사뭇 달라졌다. 공에 대한 자신감과 충분한 여유가 느껴진다. 더욱이 코칭스태프는 서진용에게 마운드를 맡길 때마다 “지금 네가 가장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른 것이니 자신 있게 던져라”라는 주문을 하는데, 벤치의 믿음은 서진용을 더욱 용감하게 만든다. 스스로도 “140㎞ 초중반의 구속이 나와도 자신이 있다. 내 공을 믿고 던지니 결과가 좋다”며 “이제는 안타를 맞거나 무사만루에 올라가도 내 공을 던진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승계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에서도 서진용이 과감하게 상대 타자와 싸울 수 있는 배경이다.

‘가능성’은 서진용을 자극하는 단어다.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려는 그 역시 가늠할 수 없는 자신의 잠재력이 궁금하다. 서진용의 전성기를 기다리는 팀과 팬들의 마음도 그와 같다. 서진용은 “매 시즌 부상 때문에 1·2군을 오갔다. 올해는 부상 없이 한 시즌 끝까지 1군 엔트리에서 자리를 지키고 싶다”며 “나를 두곤 ‘올해도 믿어본다’는 이야기가 많다. 나는 나를 믿는다. 이제 코칭스태프와 동료, 팬들에게도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