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선거 패한 정몽규 회장 “중동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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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8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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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것과 관련, 축구계 안팎에서 대외적 위상이나 영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내가 어떤 직함을 갖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축구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AFC의 세력이 중동 쪽으로 많이 편향돼 있다. 그 독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 이번 낙선의 원인 것 같다”고 말한 뒤 “하지만 아시아축구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한국축구 정책보고회’를 열었다. 협회는 지난해 일반 팬들을 대상으로 정책간담회를 3차례 진행한 바 있는데, 그때 접수한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정책을 다시 국민들에게 알리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보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유소년 육성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정책 방향도 그쪽으로 많은 것을 할애했다. 또 인프라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해서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제2NFC 건립과 관련해 여러 지자체에서 많은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축구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국내의 호조와 달리 대외 행보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정 회장은 지난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9회 AFC 총회에서 5명을 선출하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나섰으나 7명의 출마자 가운데 6위에 그쳐 연임에 실패했다. 이어진 AFC 부회장 선거에서도 쓴잔을 마셨다. 정 회장은 간바타르 암갈란바타르 몽골축구협회장과 맞붙은 부회장 선거에서 총 46표 중 18표를 얻는 것에 그쳐 탈락했다.

관련해 정몽규 회장은 “패하기는 했지만 (내가 직함을 다는 것보다)중요한 것은 FIFA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 있어서는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뒤 “앞으로 유소년 육성 체계를 더 튼튼히, 아시아 다른 국가들보다 잘 만드는 게 (내가 떨어진 것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FIFA 평의회 위원에 선출되지는 못했지만 다른 아시아 축구협회 회장들과의 관계는 잘 구축돼 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한국 축구의 외교력을 복구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관련해 정 회장은 크게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굳이 반카타르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AFC를 이끄는 중동 세력이 오래도록 독점한 것은 사실이다. 그 힘이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한 건전한 방향이면 좋겠으나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반대 목소리를 내왔는데, 그게 낙선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정 회장은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 이런 목소리도 필요하다. 언젠가는 좋은 거름으로 쓰일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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