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할게요, 낚시꾼 골퍼” “보답할게요, 월척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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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스윙 최호성 첫 스폰서 계약… 팬미팅 열고 시범 보이자 환호성
“해외 팬들 우리말로 ‘가자!’ 외쳐”… 美-유럽 대회 참가 뒷얘기 전해

‘낚시꾼 골퍼’ 최호성(앞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이 3일 서울 강남구 까스텔바쟉 본사에서 열린 후원 조인식 및 팬미팅에서 관계자 및 팬들과 함께 ‘손하트’를 만들며 활짝 웃고 있다. 최호성은 “홀로 묵묵히 선수 생활을 해왔던 내게 든든한 후원자와 팬들이 생겨 더 큰 책임감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KPGA 제공
‘낚시꾼 골퍼’ 최호성(앞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이 3일 서울 강남구 까스텔바쟉 본사에서 열린 후원 조인식 및 팬미팅에서 관계자 및 팬들과 함께 ‘손하트’를 만들며 활짝 웃고 있다. 최호성은 “홀로 묵묵히 선수 생활을 해왔던 내게 든든한 후원자와 팬들이 생겨 더 큰 책임감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KPGA 제공
아이언을 든 팬들은 힘찬 스윙으로 낚싯대를 잡아채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여기까지는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피니시 동작에서 원심력에 의해 오른발을 들고 왼발을 축으로 빙그르르 돌 때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균형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필드를 뜨겁게 달군 ‘낚시꾼 골퍼’ 최호성(46)의 ‘낚시꾼 스윙’을 체험한 팬들의 모습이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 광경을 지켜본 최호성은 직접 골프채를 들고 스윙을 선보였다. 그가 탁월한 균형 감각으로 강력한 스윙을 하자 팬들 사이에선 “역시 원조는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3일 최호성은 서울 강남구 까스텔바쟉 본사에서 후원 조인식 겸 팬 미팅을 열었다. 최호성의 팬 30여 명이 참석해 낚시꾼 스윙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최호성은 “낚시꾼 스윙은 2012년부터 훈련을 반복해 완성했다.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말했다.

어떤 골프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는 그의 스윙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다. 최호성은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졌다. 백스윙할 때 20대 골퍼들처럼 팔을 높이 올릴 수가 없었다. 팔 높이를 낮추는 대신 몸의 회전력을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동작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비거리가 30야드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동작이 큰 스윙인 만큼 타석이 좁은 실내연습장에서는 옆 사람을 골프채로 칠 위험도 있어 훈련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최호성은 “1년에 25, 26개 대회에 출전한다. 이때마다 넓은 필드에서 집중적으로 스윙 연습을 반복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최호성은 낚시꾼 스윙을 앞세워 지난해 11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 정상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덕분에 그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그는 “영어라고는 ‘생큐’밖에 못 하는 내가 스윙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과 아프리카 케냐(유럽투어)도 방문했다. 해외 팬들이 내게 우리말로 ‘가자!’ 등을 외쳐서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최호성은 이날 든든한 후원자도 얻었다. 그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골프웨어 까스텔바쟉과 의류 및 현금(액수 미공개) 후원 계약(계약기간 1년)을 체결한 것이다. 최호성은 “경기복 구입 및 대회 참가 경비 등을 자비로 부담하다 보니 금전적 어려움이 많았다. 좋은 인연을 만난 만큼 더 안정적이고 재밌는 골프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호성은 18일부터 일본 미에현 구와나시에서 열리는 JGTO 도켄홈메이트컵에 출전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호성#낚시꾼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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