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에 불어온 농구의 ‘봄바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일 05시 30분


3월 24일 창원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 창원 LG와 부산 KT의 낙동강 더비는 ‘팬들은 재밌는 경기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진제공|KBL
3월 24일 창원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 창원 LG와 부산 KT의 낙동강 더비는 ‘팬들은 재밌는 경기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진제공|KBL
■ 명승부의 연속…LG vs KT 프로농구 6강 PO 흥행 폭발

창원선 노란 물결…부산선 빨간 물결
팬들 뜨거운 응원 힘입어 명승부 연출
‘재밌는 경기는 팬들이 몰려온다’ 입증


“재미있는 경기로 경상도에 농구 붐을 일으키겠다.”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김종규(창원 LG)가 말했던 대로 농구의 봄바람이 경상도에 불고 있다.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창원 LG와 부산 KT의 ‘낙동강 더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KBL에서도 손꼽히는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창원 LG는 ‘농구 도시’라는 별명답게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 시작 전, 5000여 명의 관중이 구단에서 준비한 노란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 전체가 노랗게 물드는 장관을 만들어 냈다. 팬들의 응원에 창원 LG의 선수들도 힘을 얻었다. 3월 24일 1차전에서 김시래의 극적인 3점골과 종료 2.5초전 터진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갔고 강병헌이 3점슛과 함께 자유투를 얻어내며 승리를 굳혀 체육관을 뜨겁게 달궜다.

3월 26일 2차전에서는 한때 11점까지 리드를 내줬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4쿼터에 대 역전극을 이뤄냈다. 창원 LG의 김시래는 KBL TV와의 인터뷰에서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승리할 수 있었다”며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먼저 2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부산 KT는 3월 28, 30일 홈에서 열린 3, 4차전에서 반전을 펼쳤다. 이번에는 빨간 물결이 부산을 뒤덮었다. 경기장을 빨갛게 물들인 팬들의 함성에 힘입은 부산 KT는 시즌 초반 좋았던 경기력이 살아나며 2연승을 거뒀다. 특히 3차전 경기에서 부산 KT는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기록인 18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103-83으로 크게 승리했다. 부산 KT 양홍석은 “가장 익숙한 코트에서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며 살아난 양궁농구의 비결이 팬들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분위기를 탄 부산 KT의 젊은 선수들은 4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초반 창원 LG의 압박수비에 고전했지만 3쿼터에서 부산 KT의 특유의 3점슛이 터지기 시작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유례없이 뜨거운 경기장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지역을 연고로 한 두 팀이 만났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은 물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원정 팬들까지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에서도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치열한 경상도 더비는 경기가 재밌으면 팬들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신동현 객원기자 rerydh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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