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멸종 ‘엘-롯-기’? 올해는 마운드에 싹이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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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새내기 투수들 초반 맹활약

“정우영은 떨어지는 공이 좋고 제구가 잘된다.”(양상문 롯데 감독)

“서준원은 팔 스윙이 좋더라.”(류중일 LG 감독)

31일 프로야구 LG와 롯데가 맞붙은 서울 잠실야구장 더그아웃에서는 양 팀 신인 투수를 두고 덕담이 오갔다. 이날 LG 정우영은 6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6-5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정우영(20)은 4경기 7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 서준원(19)도 지난달 30일 LG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에 나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서준원의 배포를 높이 산 양 감독은 이날도 10회 5-5로 팽팽한 상황에서 그를 내보냈다. 서준원은 1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와 데뷔 후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그를 내보낼 만큼 기대를 받고 있었다.

프로야구 인기 구단 ‘엘롯기’(LG, 롯데, KIA)는 1997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LG는 1997년 이병규, 롯데는 1992년 염종석, KIA는 해태 시절이던 1985년 이순철이 각각 마지막 신인왕이었다. 세 구단은 이번 시즌 특급 신인 투수 한 명씩을 앞세워 ‘신인왕 배출’이라는 숙원을 풀고자 한다.

서울고 출신 정우영은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LG에 합류했다. 정교한 제구를 갖춘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40km대 초반의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특히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휘는 그의 투심 패스트볼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의 투수 벤 헬러는 정우영의 투심을 두고 “만약 게임에 나왔다면 최고 능력치를 줘야 하는 구종”이라며 극찬했다.

우완 사이드암 서준원은 강속구 투수다. 경남고 3학년이던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최고 구속 시속 153km를 기록했다. 류 감독은 “팔의 각도를 낮게 해서 던질 때는 130km대인데 빠른 공이 필요할 때는 각도를 올려 148km까지 던지더라. 예전에 (임)창용이가 그랬다”며 감탄했다.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변화구 구사 능력이 일취월장했다. 앞으로 쓰임새가 다양해질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최고 구속 147km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무기로 하는 김기훈(19·KIA)은 좌완 강속구 투수다. 그는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차지하며 ‘제2의 양현종’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화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김기훈은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팀의 6-4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엘롯기#정우영#서준원#김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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