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지 몰랐으나 몸은 안다…축구 국가대표급 자원 부상 경계령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5일 11시 25분


황희찬 복귀 후 또 부상…시즌 막바지 관리 철저히 해야

대표급 자원들의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부상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 News1
대표급 자원들의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스스로 부상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 News1
적잖은 사람들이 힘들어도 힘든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멈출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일에 매진하는 것이든, 진짜 신바람 나서 달리는 것이든 과부하는 결코 좋지 않다. 기계나 사람이나 적절한 충전이나 휴식이 없으면 결국 탈이 나게 마련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고 또 즐길 수 있으나 몸은 안다. 과로로 쓰러지는 이들, 부상에 발목이 잡히는 이들은 결국 한계치에 이른 탓인데 그렇게 멈추면 주저앉아 있어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마련이다. 최악에 이르기 전에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인데 특히 대표급 축구선수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충고다.

함부르크SV의 황희찬이 5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 폴크스파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그로이터 퓌르트와의 2018-19 분데스리가2 24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가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필드 밖으로 나왔다.

전반 38분 수비 과정에서 몸의 중심을 옮기다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 다시 뛸 수 없다는 판정과 함께 실려 나갔다. 상대와의 특별한 충돌이 없던 상황에서 발생한 부상이라 우려가 더 크다.

황희찬은 지난 1월 UAE에서 열린 아시안컵 16강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으로 쓰러진 뒤 재활을 거쳐 지난달 16일 하이덴하임과의 22라운드를 통해 복귀했다. 이후 선발로 경기에 나서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듯한 모습이었으나 채 3주가 지나지 않아 다시 부상을 당했다. 아직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으나 심각할 경우 3월 A매치를 앞두고 있는 벤투호 합류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악재지만 가장 큰 손해는 부상 당사자다. 어쩔 수 없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어야하고 그러는 와중 팀 내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재활을 거쳐야하고 이후 다시 힘든 주전경쟁을 펼쳐야한다. 또 다시 찾아올지 모를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구구절절 설명 없이, 운동선수에게 뛰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황희찬에게 겹치고 있으나 이 우울한 소식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찾아갈 수 있는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강행군이 이어져 피로도가 축적된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황희찬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과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라는 두 번의 큰 토너먼트 대회를 치렀다. 이동거리부터 긴 소집 기간, 매 경기 결승 같던 대회 성격을 감안할 때 정신적·육체적 소모가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대표팀 경쟁에서 또 혼신의 힘을 쏟았고 그러다 지난 1월 아시안컵 때 결국 탈이 났다.

비슷한 케이스가 적잖다. 기성용과 이재성 등 러시아 월드컵 이후 소속팀까지 옮겼던 이들이 아시안컵에서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상을 선보이지 못했던 것도 쌓인 피로도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였던 나상호가 아시안컵 직전 부상으로 낙마한 것도 이런 강행군 경험이 많지 않은 까닭을 배제할 수 없다.

유럽리그가 막바지에 이른 터라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안타까운 예가 가까이에 있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프랑스리그 디종의 권창훈은 2017-2018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많은 것을 날렸다. 월드컵도 물거품 됐고 와일드카드 출전이 유력했던 아시안게임 출전도 날아갔다.

건강히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것을 바라는 것이야 당연하다. 하지만 축구에서, 스포츠에서 부상이라는 변수는 항시 염두에 둬야한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도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살펴야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월드컵부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리고 UAE 아시안컵이 이어지는 와중 토트넘에서도 좀처럼 쉬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의 상황 때문에 지금은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뛰고 있으나 손흥민도 슈퍼맨은 아니다.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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