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막을 수 없다 ‘막내팀 막내’… 핸드볼리그 득점 선두 박광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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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하남시청 무서운 새내기, 2015년부터 대표팀서도 활약
내년 올림픽 메달 획득 기대주

경기 하남시 남한고 핸드볼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하남시청 핸드볼팀의 무서운 신인 박광순. 실업 무대 데뷔와 동시에 득점 및 공격포인트 1위에 올라 있는 그는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그에서 얻어가고 있는 자신감을 국제무대에서도 마음껏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하남=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경기 하남시 남한고 핸드볼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하남시청 핸드볼팀의 무서운 신인 박광순. 실업 무대 데뷔와 동시에 득점 및 공격포인트 1위에 올라 있는 그는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리그에서 얻어가고 있는 자신감을 국제무대에서도 마음껏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하남=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상대팀이 신인인 저를 잘 몰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27일 경기 하남시 남한고 핸드볼훈련장에서 만난 ‘무서운 신인’ 박광순(23)은 득점 1위의 비결을 묻자 ‘운’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핸드볼리그 개막 전 신생팀 하남시청과 계약을 맺고 실업무대에 데뷔한 박광순은 지난해 11월 2일 상무와의 첫 경기부터 팀 내 최다인 5점을 올리며 팀의 창단 첫 승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무섭게 골을 넣은 그는 가장 무서운 ‘창’으로 거듭났다.

11경기가 진행된 현재 득점 순위 가장 높은 곳(87골)에 박광순 이름 석 자가 있다. 2위(68골)와는 19골 차.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를 보는 시야도 넓어지며 도움에도 가담해 득점과 도움을 합산한 공격 포인트 순위에서도 107점으로 1위에 올라 있다. 리그 최강 두산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국가대표 센터백 정의경(34·97점)보다도 10점이나 앞선다. 박광순은 “좋은 감독님과 동료들을 만난 덕”이라며 “입단한 뒤 몸 관리, 생활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다 고쳐 가고 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박광순은 세대교체에 실패해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남자 핸드볼에 단비 같은 존재다. 키 187cm, 몸무게 105kg의 당당한 체구에 고교 시절까지 씨름선수에게 씨름으로 진 적이 없었을 정도로 타고난 힘을 가졌다. 경기를 풀어가는 머리도 뛰어나 한국 핸드볼의 전설 윤경신(46·두산 감독)의 뒤를 이를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여자 핸드볼에서 ‘우생순 신화’를 써온 임영철 감독(59)이 하남시청의 초대 감독이라는 것도 호재다. 코트 위에서 주눅 든 모습을 가장 싫어한다는 임 감독은 젊고 유능한 박광순에게 과감한 공격을 주문하며 박광순의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핸드볼을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부터 지금의 팀까지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는 ‘영혼의 단짝’ 정재완(23)과 맞춰온 호흡도 성인무대 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저보다 큰 재완이가 상대 수비들이 저를 막기 힘들게 만들어줘요. 눈빛만 봐도 다 알기에 ‘평생 함께 가자’고 서로 다짐하곤 하죠.(웃음)”

대학 1학년인 2015년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된 박광순은 올해 1월 독일, 덴마크에서 개막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3골을 넣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근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남자 핸드볼팀이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 1988년 서울 올림픽 은메달의 영광을 재현할지 관심이 쏠린다.

“서양 선수들과 비교하면 체격과 손 크기 등에서 우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고 싶은 선수는 없습니다. 올림픽 무대를 통해 ‘쟁쟁했던’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하남=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핸드볼#박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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