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김태균 “11년간 기다려준 팬들에 항상 미안했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2일 23시 34분


코멘트
김태균(36·한화 이글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태균은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한 한화는 3차전에서 공격적인 라인업을 짰다. 한화는 그동안 수비를 기반으로 한 라인업을 구성하면서 김태균을 대타 자원으로 활용했다.

3차전에서는 김태균을 선발 라인업에 넣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한화가 1, 2차전에서 찬스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자, 김태균을 넣어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계획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의 바람대로 김태균은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김태균은 9회초 진가를 발휘했다. 3-3으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한화는 김태균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벼랑 끝에서 탈출한 한화는 이제 4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김태균은 이날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김태균은 “오늘 중요한 경기였고 우리 팀이 허무하게 끝날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장민재가 잘 던져줬다. MVP가 장민재라고 생각하는데 뺏은 것 같아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김태균과 제러드 호잉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자기 몫을 제대로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다음은 김태균과의 일문일답

-9회 결승 2루타는 노림수였나?

“노린 것은 아니다. 이보근은 구위가 좋은 선수다. 짧고 정확하게 치려고 했다. 실투가 오면서 운 좋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

-11년 만에 ‘가을야구’인데 2007년과 지금은 얼마나 다른가?

“모든 것이 다 새롭다. 오랜만에 나왔다. 그 때는 어린 선수였다. 워낙 좋은 선배들이 잘 이끌어줘서 큰 부담없이 경기를 했다. 그 때에는 가을야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11년간 경기를 못하고, 어느새 11년이 흐르다보니 그 때가 소중했고,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이 힘들었던 거구나 하고 많은 생각을 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이 선수들은 나와 같이 가을야구에 못나가서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해서 계속 가을야구에 나가는 강한 한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선발로 나가자마자 결승타를 쳤는데.

“그만큼 우리 한화에 나보다 좋은 선수가 많고 강팀이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1년 만에 나온 것이 영광스럽고 후배들에게도 고마웠다. 정규시즌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컸다.”

-선발로 나올 때 마음가짐이 달랐나?

“선발일 때나 아닐 때나 똑같이 어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할을 해야한다. 이번 3차전에는 1회부터 긴장을 했다. 1, 2차전이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던 거 같다.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뒤에서 계속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스윙을 500개는 한 것 같다. 1차전 끝나고는 집에 가서 한 것도 없는데 녹초가 되서 쓰러지기도 했다.”

-팬들에게 한마디.

“팬들께 11년간 죄송했다. 시즌 들어가기 전에 매 해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고 거짓말만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한화 팬들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주고 선수들보다 더 좋아해주고 야구장에 찾아와주셨는데 2연패 했다. 끝난 뒤에도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괜찮다고 응원해줬다. 역시 한화 팬들이 괜히 보살 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있고 감사했다. 그래서 오늘 선수들이 더 힘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쑥스러워서 세리머니 안하려다가 환호하는 팬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크게 한 것이 박수를 친 것이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지막에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그 기회를 살려서 기분이 좋다. 장민재도 잘 던져줬다. 오늘처럼 선수들이 힘을 다해 남은 경기를 잘 하면 충분히 다음 스테이지에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있을 것 같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