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대표팀 발탁, 결정에 영향 준 2가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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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4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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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55)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 선발과 관련 선 감독을 국정 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 News1
선동열(55)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 선발과 관련 선 감독을 국정 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 News1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지환(28·LG 트윈스)을 대표팀에 선발한 배경을 밝히고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작성한 회의록까지 공개했다. 선 감독은 오지환을 발탁한 2가지 결정적 요인을 소개했다.

선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KBO 기자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 관련한 여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선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어떠한 청탁도, 불법행위도 없었다”며 공정하게 선수 선발을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당시 실수했던 점은 국민 여론을, 특히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이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로 사과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오지환 선발을 최종 결정한 시점은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된 지난 6월 11일 회의 때였다. 이 회의에는 선 감독을 비롯해 이강철, 유지현, 이종범, 정민철, 진갑용, 김재현 코치까지 7명이 참석했고 3시간이 넘는 논의 끝에 오지환이 대표팀 24인에 포함됐다.

선 감독은 그날 회의에서 오지환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선발되었냐는 질문에 “내야수 중 주전으로 1루수 박병호(넥센), 2루수 안치홍(KIA), 유격수 김하성(넥센), 3루수 최정(SK)을 먼저 뽑았다. 그리고 백업을 두고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김하성 선발은 이견이 없는 부분이다.

백업 내야수 가운데 1루를 볼 선수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았다. 외야수로 선발된 김현수(LG)가 소속팀에서 외야와 1루를 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2루수, 유격수, 3루수 자리를 커버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최종 고려대상은 3명으로 압축됐다. 바로 2루수 최주환과 3루수 허경민(이상 두산), 그리고 유격수 오지환이었다.

경기 중후반 활용도를 놓고 보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면서도 고른 수비력을 보이는 허경민이 최적이었다. 선 감독 역시 “허경민은 멀티 포지션으로 쓰기 가장 좋은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허경민은) 그때 허리가 좋지 않았다. 날씨가 더워 체력적으로도 힘들어했다는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대표팀 트레이너가 두산 트레이닝팀에 문의해 선수의 상태를 체크했다.

또 다른 후보였던 최주환에 대해서는 수비력을 지적했다. 선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회의한 바 최주환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수비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주환은 수비보다 타격에 강점이 있고, 이번 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전문 유격수인 오지환을 선택했다. “김하성이 경기 중에 3루수도 볼 수 있어서 유격수로 출전할 수 있는 오지환을 뽑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선 감독의 의견이다.

KBO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형보다 전문 유격수를 백업으로 활용했을 때 좋은 성과를 얻은 것을 고려해 오지환을 백업으로 활용키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선 감독은 경기 후반 필요할 경우 김하성을 3루로 돌리고 오지환을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허경민이나 최주환이 아닐 경우 왜 오지환이 뽑혀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성적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오지환은 6월 10일까지 타율 0.300로 김하성(0.323)에 이은 2위였다. 홈런은 4개에 불과했지만 도루가 7개로 리그 전체에서 10위였다.

선 감독은 “또한 현지 날씨를 감안했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많이 생각했다”는 말도 했는데, 체력 면에서도 오지환이 다른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오지환은 이번 시즌 팀이 치른 142경기에 모두 출장하고 있다.

결국 선 감독이 밝힌 오지환 선발 이유는 2가지로 압축된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고, 전문 유격수로 눈을 돌렸을 때 김하성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던 오지환이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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