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뚫어 더 가치 있는 KBO리그 철인 8人 이야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7일 05시 30분


NC 나성범-LG 오지환-삼성 박해민-KT 로하스(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LG 트윈스·스포츠코리아·kt wiz
NC 나성범-LG 오지환-삼성 박해민-KT 로하스(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LG 트윈스·스포츠코리아·kt wiz
6일까지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에서 팀이 치른 전 경기에 개근한 선수는 총 8명이다. 나란히 119경기에 나선 나성범(NC 다이노스)과 오지환(LG 트윈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을 필두로 116게임에 출장한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롯데의 113경기에 모두 나선 손아섭과 이대호, 신본기, 전준우가 그 주인공이다.

팀당 144경기 체제로 재편한 2015시즌 전 경기 출장선수는 총 6명이었고, 2016시즌(6명)과 2017시즌(5명)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박해민(2015·2017시즌)과 손아섭(2016~2017시즌)은 이 기간에 두 차례나 전 경기에 나섰을 정도로 꾸준함을 자랑했다.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체력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 지금의 전 경기 출장은 그 의미를 더한다.

특히 2018시즌에는 144경기 체제 시행 이후 가장 많은 8명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브레이크 직전까진 김현수(LG)와 다린 러프(삼성)를 포함한 10명이 개근에 성공했지만, 이들 두 명이 불의의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8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10명의 전 경기 출장은 팀당 126게임 체제였던 1996시즌 이후 최다 타이기록이라 그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1996시즌에는 김종국과 홍현우(이상 KIA), 박재홍(현대), 김응국(롯데), 양준혁(삼성), 정수근(OB), 김광림, 김호, 박경완, 최태원(이상 쌍방울)이 전 경기에 나섰다.

롯데 손아섭-신본기-이대호-전준우(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스포츠코리아
롯데 손아섭-신본기-이대호-전준우(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스포츠코리아

● 폭염도 뚫은 철인들

올해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 탓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력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경기 출장자가 8명이라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는 덕아웃에 설치한 일명 ‘코끼리 에어컨’ 앞에서 수시로 땀을 식히고, 끊임없이 보양식을 챙겨먹으며 무더위와 싸운 선수들, 훈련량을 조절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한 감독들의 합작품이다. 상위권 구단 A팀의 선수들은 감독의 만류에도 경기 전 훈련을 강행하다 불호령을 듣기도 했다. 특히 8명 가운데 AG 대표팀에 합류했던 오지환과 박해민, 손아섭은 열대지방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폭염으로 고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브레이크 없이 팀의 144게임에 모두 나선다면 그 자체만으로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

● 선수들도 인정하는 기록


전 경기 출장은 꾸준함을 동반해야 가능한 기록이다. 부상 없이, 얼마나 꾸준한 성적을 내느냐가 관건이다.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면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없고, 꾸준히 성적을 내지 못하면 감독이 믿고 기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전히 홈런과 타점, 최다안타 등의 기록이 주목받지만, 전 경기 출장 또한 선수들이 모두 인정할 만큼 값진 기록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손아섭과 전준우도 “전 경기에 출장의 가치는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안다. 그만큼 선수들 사이에선 인정받는 기록”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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