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의 마지막 화살 ‘텐~’… 女단체전 6연패 ‘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마지막 사수 장혜진(31·LH)의 활을 떠난 화살은 정확히 10점 과녁을 맞혔다. 만약 이 화살이 9점이었다면 한국 여자 양궁의 아시아경기 6연패는 물 건너갈 뻔했다. 마지막 대만 선수의 화살이 9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장혜진과 강채영(22·경희대), 이은경(21·순천시청)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 여자 양궁이 27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을 세트 스코어 5-3으로 꺾고 아시아 정상을 굳게 지켰다.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6대회 연속 아시아경기 정상이다.

결과는 금메달이었으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기량이 급상승한 대만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3세트까지 양 팀은 세트 스코어 3-3으로 동률을 이뤘다.

4세트 첫 세 발까지 한국은 대만에 오히려 1점을 뒤졌다. 하지만 마지막 3발에서 이은경과 강채영이 9점을 쏜 데 이어 장혜진이 10점을 꽂아 넣으며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들어 여자 리커브 대표팀 선수들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특히 선발전 1위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 등 3종목 출전권을 따 낸 에이스 장혜진은 극도의 부담감에 시달리며 연일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장혜진은 23일 열린 여자 개인전 8강에서 디아난다 초이루니사(인도네시아)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24일에는 혼성전 8강에서 약체 몽골에 덜미를 잡혔다. 주변에서 그의 ‘멘털(정신력) 붕괴’를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충격을 딛고 단체전에 나선 장혜진은 첫 발부터 10점을 쏘며 부활했다. 마지막 10점으로 금메달을 확정 지은 것도 그였다. 장혜진의 마지막 10점에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도 눈물을 쏟았다. 장혜진은 “모든 염원을 담아 쏜 마지막 화살이 10점에 꽂혔다. 이번 대회에서 제가 너무 못 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한국 양궁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렸을까 봐 힘들었는데 값진 메달로 위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진혁(37·현대제철), 김우진(26·청주시청), 이우석(21·상무)의 남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대만과의 결승에서 3-5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2014년 인천 대회 은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이다. 양궁 컴파운드의 김종호(24·현대제철)와 소채원(21·현대모비스)도 혼성전에서 대만에 150-151로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자카르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양궁#장혜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