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자카르타 리포트] ‘女사브르 단체 金’ 뭉치면 더 강해지는 펜싱 코리아의 위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23일 05시 30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 김지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 김지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펜싱 코리아’의 힘은 대단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개인전에 걸린 6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3개)을 거머쥔 데 이어 단체전 첫날에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김지연(30), 황선아(29·이상 익산시청), 윤지수(25·서울시청), 최수연(28·안산시청)으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 센드라와시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번 AG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김지연은 은메달을 차지했고, 윤지수는 8강전에서 탈락했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이들은 개인전이 끝나자마자 “단체전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동료들과 한데 뭉치니 없던 힘도 생겼다. 이란과 8강전(45-23), 일본과 준결승전(45-25) 모두 대승으로 장식하며 여유 있게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샤오야치, 양헹위, 취앤지아루이로 구성된 난적 중국이었다.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선수들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첫 주자로 나선 맏언니 김지연이 0-4의 열세를 5-4로 뒤집으며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줬고, 최수연과 윤지수는 거침없는 공격으로 15-8까지 점수를 벌려놓았다. 특히 단체전에만 출전한 최수연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그러나 금메달로 향하는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4에서 나선 김지연과 윤지수의 공격 패턴이 읽혔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취앤지아루이를 앞세운 중국의 반격에 27-28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윤지수가 평정심을 되찾은 뒤부터 다시 중국의 빈틈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고, 8번째 경기를 40-30으로 끝내며 사실상 승리를 예약했다.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윤지수는 거침없이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유상주 코치는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덕담을 건넸다. “심호흡하고 해도 된다”, “잘하고 있다”는 말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주자는 김지연이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무섭게 달려오는 상대 공격을 모조리 피했다. 그 어떤 틈도 주지 않고 흐름을 유지한 베테랑의 투혼이었다. 결국 45-36으로 마무리하며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피스트로 달려 나와 서로를 얼싸안았다. 하나로 뭉친 ‘펜싱 코리아’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했다. 경기 직후 만난 선수들은 “선수들의 파이팅이 워낙 좋은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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