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어퍼컷’… 우즈, 우승만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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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챔피언십 14언더 준우승
메이저 4R 개인 최소타 기록

빨간 티셔츠를 입은 타이거 우즈(43·미국·사진)는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허공을 향해 3차례 주먹을 내질렀다. 18번홀(파4)에서 6m 버디 퍼팅을 성공했을 때였다. 비록 정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우즈는 13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CC(파70)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100회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4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즈의 이 같은 메이저 대회 성적표는 양용은에게 패했던 2009년 PGA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9년 만에 거둔 최고 순위다.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기록한 64타는 데일리 베스트이자 자신의 역대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 최소타 기록이다.

메이저 대회 통산 14승을 거둔 우즈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역전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17번홀(파5)에서 그 꿈이 깨졌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워터해저드 구역 진흙에 박혀 레이업을 했지만 세 번째 샷마저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지면서 파에 머물렀다.

우즈는 3주 전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후반 한때 공동 선두에 나섰지만 연이은 실수로 무너지며 공동 6위로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마지막 날 후반 9개 홀에서 3언더파를 치는 뒷심을 보였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전반 9개 홀에서 단 한 번도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지 못하고도 3언더파를 쳤다. 막판 8개 홀을 1퍼팅으로 홀아웃하기도 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쇼트게임이 맹수의 날카로운 발톱처럼 예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월 4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그는 지난해 말 세계 랭킹 656위로 복귀하면서 “몇 개 대회나 출전할 수 있을지, 스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이번 시즌 우즈는 14개 대회에서 5차례 톱10에 들며 세계 랭킹을 26위까지 끌어올렸다. 한때 그에게 야유를 보낸 팬들은 어느새 “타이거”를 연호하며 광적으로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날 2타 차로 우승한 브룩스 켑카는 “타이거의 컴백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우즈가 트로피를 다시 들어올릴 순간도 이젠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pga챔피언십#타이거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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