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정선 ‘지옥의 봉우리’ 넘어라… ‘투르 드 코리아’ 30일 군산서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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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험준한 3구간이 승부처 “대회 역대 가장 어려운 코스”
포차토-오베치킨 등 우승후보

1988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이 30일 전북 군산을 출발해 닷새간의 은빛 레이스에 돌입한다. 역대 가장 어려운 코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지난해에 이어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사진은 지난해 1구간 스타트라인을 무리지어 통과하고 있는 선수들. 동아일보DB
1988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이 30일 전북 군산을 출발해 닷새간의 은빛 레이스에 돌입한다. 역대 가장 어려운 코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지난해에 이어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사진은 지난해 1구간 스타트라인을 무리지어 통과하고 있는 선수들. 동아일보DB
‘마의 3구간을 넘어라.’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이 30일 전북 군산에서 출발 총성을 울린다. ‘옐로 저지’(개인종합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차지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코스는 대회 사흘째인 6월 1일 달리는 3구간(영주∼정선)이다.

비교적 평탄한 1, 2구간에 비해 3구간은 험난한 산악 지형으로 이뤄져 있다. 해발고도가 754m에 이르는 도래기재(경북 봉화군 춘양면)와 856m의 아랫재(강원 정선군 화암면)가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봉우리 여럿을 오르내려야 해 선수들은 극한의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정태윤 본보 객원해설위원(서울시사이클연맹 부회장)은 “3구간이 승부의 분수령이다. 코스를 답사한 선수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죽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완주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선수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환 가평군청 감독 역시 “크고 작은 봉우리가 열 개 가까이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계령을 열 개 가까이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완주만 해도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고 말했다.
1구간 평탄해 한국선수 유리 1구간은 전체적으로 평탄하다. 눈에 띄게 높은 언덕이 없어 스프린트 구간을 잘 타는 선수가 유리하다. 대개 1구간에선 눈치작전을 펴면서 상대 팀 전력을 탐색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
에선 1구간이 무척 중요하다. 전체 구간 수(5구간)가 적기 때문에 1구간 우승자가 끝까지 1위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평지를 잘 타는 한국 선수 가운데 구간 우승자가 나올 수 있다.
1구간 평탄해 한국선수 유리 1구간은 전체적으로 평탄하다. 눈에 띄게 높은 언덕이 없어 스프린트 구간을 잘 타는 선수가 유리하다. 대개 1구간에선 눈치작전을 펴면서 상대 팀 전력을 탐색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 에선 1구간이 무척 중요하다. 전체 구간 수(5구간)가 적기 때문에 1구간 우승자가 끝까지 1위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 평지를 잘 타는 한국 선수 가운데 구간 우승자가 나올 수 있다.

투르 드 코리아는 올해로 12번째를 맞는데 역대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한결같은 얘기다. 한국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평지에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산악 위주로 구성된 올해 대회는 외국 선수들에게 좀더 유리한 코스라는 평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선수 중에도 옐로 저지에 도전할 만한 선수가 여럿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UCI 1등급 대회에서 챔피언이 된 민경호(22·서울시청)가 대표 주자다.

민경호는 29일 군산 리버힐관광호텔에서 열린 대회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우승한 후 많은 분들이 ‘옐로 저지’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로 불러주셨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만큼 2연패가 쉽진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팀원들과 힘을 합쳐 올해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산악 지형에 강한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과 공효석(32·의정부시청)도 우승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산악에 특화된 데다 경험도 풍부하다.

외국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세계 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두 차례나 구간 우승(2004년, 2007년)을 차지한 필리포 포차토(37·이탈리아)다. 이탈리아 프로 콘티넨털 팀 윌리어 소속의 포차토는 “최근 부친상을 당해 2주 가까이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기회가 오면 언제든 우승을 향해 내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차토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선수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받았다.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올해 투르 드 랑카위(말레이시아)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아르템 오베치킨(32·러시아)이다. 투르 드 랑카위는 1등급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보다 등급이 한 단계 높은 UCI 2.HC 대회다. 게다가 투르 드 랑카위는 엄청난 산악 지형으로 악명 높다.

1988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온 20개 팀 200명의 선수단이 출전한다. 20개 팀 가운데 프로콘티넨털 팀은 4개다. 한국은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시청, 금산인삼첼로, 코레일, 가평군청, LX, 의정부시청 등 7개 팀이 출전한다. 국내 팀은 모두 콘티넨털 등급이다. UCI는 팀 수준에 따라 프로월드 팀, 프로콘티넨털 팀, 콘티넨털 팀으로 등급을 부여한다. 프로월드 팀은 투르 드 프랑스 등 UCI 월드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이고, 그 다음 레벨이 프로콘티넨털 팀이다. 이번 대회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전도 겸하고 있다.
 
군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투르 드 코리아#포차토#오베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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