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 실? 오히려 짐이 돼 버린 신태용호의 평가전 시리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5월 2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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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한 한국 이승우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8일 오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한 한국 이승우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오히려 짐이 된 것 아닌가요?”


2018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할 축구국가대표팀의 평가전 시리즈를 바라본 한 축구인의 푸념이다. 연이은 부상이탈에 컨디션까지 떨어진 태극전사들에게 지나치게 경기수가 많은 것이 아니냐는 이유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월드컵에 앞서 4차례 A매치를 계획했다. 2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북중미 온두라스와 격돌한데 이어 6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동유럽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맞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에 앞서 오스트리아 사전전지훈련 때 2경기를 더 갖는다. 남미 볼리비아(7일 인스부르크)와 아프리카 세네갈(11일 그로딕)이 스파링 파트너로 확정됐다.


이처럼 많은 A매치를 섭외한 이유가 있다. 선수들이 먼저 실전을 통한 컨디션 끌어올리기를 희망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과 올 3월 북아일랜드~폴란드를 오가며 진행한 유럽 원정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를 많이 뛰면서 몸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신 감독에게 전달했고, 신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최대한 실전으로 서로 리듬을 맞춰가자는 의도가 컸다.

28일 오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후반 한국 대표팀 문선민(오른쪽)이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황희찬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8일 오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후반 한국 대표팀 문선민(오른쪽)이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황희찬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현장의 의견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도 긴밀히 움직여 여러 대륙에서 4개국을 초청할 수 있었다. 내로라하는 강호들도 있었으나 서로 경기를 원하는 시기가 달라 무산됐다.


그러나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현실은 다르다. 대표팀은 ‘역대급’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주력들의 줄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월드컵 최종엔트리(23명)를 염두에 둔 소집훈련멤버 28명을 발표하기 전에 중앙수비수 김민재(22), 왼쪽 풀백 김진수(26·이상 전북 현대), 베테랑 윙어 염기훈(35·수원 삼성), 만능 공격수 권창훈(24·디종)이 차례로 다쳐 맥 빠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21일 소집 이후에도 이근호(33·강원FC)가 하루 만에 짐을 쌌다.


풀 전력을 지키고 만전을 기해도 모자랄 월드컵이지만 대표팀의 최대 화두가 ‘부상 방지’가 되면서 어렵사리 마련한 실전 시리즈가 오히려 짐이 된 셈이다. 3명의 탈락자를 추려야 할 생존경쟁 중에 뭔가 보여주려다 다칠 수 있다는 우려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표팀 스태프는 “훈련 중 누군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마 (6월 12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대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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