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그림자 지운 호잉, 한화의 복덩이가 여기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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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10일 2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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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잉. 스포츠동아DB
한화 호잉.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29)의 어깨는 무거웠다. 일본프로야구(한신) 무대로 떠난 기존의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29)가 2016~2017시즌 2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내서다. 로사리오의 일본행이 결정된 뒤 한화는 늘 ‘그보다 나은 외국인타자가 있겠느냐’는 질문과 싸워야 했다. 자연스럽게 호잉에게도 ‘로사리오를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이 없는가’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그럴 때마다 “다재다능함이 내 장점이다. 팀의 상황에 맞는 플레이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매 경기 꾸준한 활약으로 한화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적극적인 주루와 안정된 수비, 다소 기대치가 낮았던 타격까지 모든 고민을 해결했다. 10일 대전 KIA전에선 데뷔 첫 멀티홈런을 때려내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거둔 한화는 시즌 전적 6승7패를 마크했다.

첫 타석부터 호잉의 방망이는 시원하게 돌아갔다. 1회 2사 1루에서 KIA 선발투수 한승혁의 시속 151㎞ 빠른 공을 잡아당겨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홈런(4호)을 폭발했다. 2-3으로 끌려가던 6회에도 한승혁의 시속 140㎞ 포크볼을 잡아당겨 우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큼지막한 동점 솔로홈런(5호)을 터트리며 경기장에 모인 팬들을 열광시켰다.

백미는 3-3으로 맞선 8회였다. 무사 1루에서 KIA 좌투수 임기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터트리며 1·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투수의 유형에 관계없이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한 간결한 스윙이 돋보였다. 이는 이성열과 하주석의 연이은 사구로 결승점을 뽑아내는 원동력이 됐다. 호잉은 이날 한화의 4득점에 모두 기여했다.

호잉이 10일까지 올 시즌 12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419(43타수 18안타), 5홈런, 10타점. 김태균이 손목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부랴부랴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음에도 좀처럼 타격감이 식지 않는다. 그야말로 복덩이가 따로 없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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