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미녀센터 어천와 “우리은행은 내 운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6일 05시 30분


우리은행의 나탈리 어천와는 시즌 개막 이전 무릎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을 당했지만,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로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사진제공 | WKBL
우리은행의 나탈리 어천와는 시즌 개막 이전 무릎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을 당했지만,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로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사진제공 | WKBL
아산 우리은행은 국내여자프로농구 최강 팀이다.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78-50으로 승리를 거두며 6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우리은행의 우승에는 외국인 센터 나탈리 어천와(26·191㎝)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어천와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 출전해 평균 16.2점·11.2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팀의 골밑을 책임졌다.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어천와는 각 구단이 큰 관심을 두던 선수가 아니었다. 지난 시즌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안정적인 기량으로 검증을 받았지만, 무릎이 좋지 않고 체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 인해 지난해 여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각 구단이 외면했던 선수다. 자존심이 상할만한 일이었다.

우리은행은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가 연이어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도 못하자 대체선수로 어천와를 영입했다. 어천와는 비록 운동능력에서는 한계가 있었지만,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와 팀 융화 능력을 보여주면서 우리은행에 빠르게 적응했고 1라운드 지명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선보였다.

어천와는 “드래프트에 뽑히지 못해서 서운하거나 억울한 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에 대해 좋지 못한 평가는 결국 내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런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드래프트에 뽑히지 않고, 우리은행에 대체선수로 합류한 것 아닐까.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우리은행 어천와. 사진제공 | WKBL
우리은행 어천와. 사진제공 | WKBL

2015년부터 프로생활을 시작한 어천와에게 정규리그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인디애나 피버에 입단한 첫해(2015년) 챔피언결정전까지 갔지만, 우승까지 차지하지는 못했다. 아직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것은 아니지만, 첫 우승을 경험해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단기전인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서 센터의 역할은 더욱 부각된다. 어천와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상대 외국인선수와의 맞대결에서 밀릴 경우,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의 챔프전 상대는 청주 KB스타즈 혹은 신한은행이다. 두 팀 모두 골밑은 우리은행보다 좋다.

어천와는 “우리은행의 훈련 강도는 내가 겪어본 팀들과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우리는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고비를 잘 넘겨내 왔다. 강한 훈련이 이를 이겨내는 밑바탕이 된 것 같다. (위성우) 감독님이 왜 그렇게 훈련을 시켰는지 납득이 간다. 챔피언결정전도 마찬가지다.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꼭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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