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유재학, 3일 600승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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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기면 KBL 초유의 위업
1998년 대우증권부터 모비스까지 20년간 한 차례도 지휘봉 놓지 않아
특급스타 없어도 항상 강팀 만들어

국내 프로농구에서 사상 첫 정규리그 통산 600승에 1승만을 남겨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유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5회, 플레이오프 우승 5회, 감독상 4회 수상 등의 기록을 남겼다. KBL 제공
국내 프로농구에서 사상 첫 정규리그 통산 600승에 1승만을 남겨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유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5회, 플레이오프 우승 5회, 감독상 4회 수상 등의 기록을 남겼다. KBL 제공
강산이 두 번 변할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킨 끝에 새로운 이정표를 눈앞에 뒀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사상 첫 통산 600승에 1승만을 남겨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55)이다. 유 감독은 1일 LG를 꺾고 599승(448패)을 기록했다.

유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건 대우증권 시절인 1998년. 유 감독이 35세 때 일로 최연소 사령탑 기록이다. 당시 8세, 5세였던 유 감독의 두 자녀는 어느새 20대 후반이 됐다.

2004년부터 줄곧 현대모비스를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20년 동안 한 번도 안 쉬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기록은 그래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몸이 버텨줬고, 성적이 안 좋았을 때도 믿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정규리그 54경기를 치르는 국내 무대에서 통산 600승 달성은 82경기를 소화하는 미국프로농구(NBA)와 비교하면 900승의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유 감독의 별명은 만수(萬手)다. 이는 단순히 전략이 많다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선수 특성을 파악해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뽑아낸다. 경기 맥을 짚은 후 단순 명료한 작전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누구나 열심히 하면 기회를 준다. 특급 스타가 없어도 현대모비스가 늘 강호로 불리는 이유다. 이번 시즌에도 센터 이종현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오히려 최근 7연승을 달리며 3위에 올라있다. 훈련 때는 어설픈 실수 하나에도 눈물이 나올 만큼 엄하게 꾸짖는다. 평소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실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게 유 감독의 지론이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머리카락이 허옇게 된 유 감독에게는 변하지 않는 원칙 하나가 있다. 시간 준수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늘 아침을 같이 먹는다. 식사 시간은 오전 8시지만 7시 30분이면 식당에 모인다. 유 감독은 “버스 이동할 때 출발 시간 20분 전이면 선수들이 탑승한다. 단체생활에서 약속시간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켜야 한다. 운동 이전에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첫 승을 올린 건 1998년 11월 11일 나산과의 경기에서였다. 20시즌 연속 개근한 유 감독은 11월 11일이 생일이고 현역 시절 11번을 달던 이상민이 감독을 맡고 있는 삼성을 상대로 3일 600승에 도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유재학#프로농구#통산 60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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