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귀국 후 첫 기자회견,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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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반야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는 정현(22·한국체대)의 귀국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현의 의류 후원사인 라코스테가 주최한 이 행사는 그의 메이저 대회 4강 진출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현은 이 행사에서도 특유의 당당하고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다. 행사장에는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정현을 응원하는 지인들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특히 정현은 5일 군 입대를 앞둔 같은 테니스 선수인 친형 정홍이 “(너가) 내 동생이어서 참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영상이 나오자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정현은 “형을 비롯해 영상에 나온 제 지인들은 하나같이 참 뻣뻣하고 어색하다”며 “행사가 끝나면 연락을 해서 좀 놀려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1만5000명의 관중 앞에서도 당당했던 그였지만 알고 보니 벌레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남자였다.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어릴 때는 안 그랬는데 대학생 이후부턴 바퀴벌레가 나오면 라켓으로 덮어놓고 어머니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며 “모기도 손으로 잡는걸 싫어해 휴지로 싸서 잡는다”고 고백(?)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테니스의 선구자가 된 정현은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가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 나파엘 나달(32·스페인)을 보며 테니스 선수의 꿈을 꾸었듯, 이젠 그를 동경하며 성장해갈 한국의 ‘정현 키즈’들이다.

정현은 “여기저기서 조언을 듣는데 그게 오히려 어린 선수들에겐 혼란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며 “어릴 때부터 주관을 가지고 좋은 조언을 귀담아듣고, 자기 기준에 아닌 것 같으면 걸러낼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니스 동호인들에게 보내는 훈련팁(Tip)도 빼놓지 않았다. 정현의 활약과 함께 테니스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국내 동호인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정현은 “자신의 리듬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온몸에 힘을 뺀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스윙하는)리듬이 경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은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훌륭한 선수 모두는 이런 부담감을 극복하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갔을 것”이라며 “감사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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