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점 3점 보다 더 큰 그림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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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15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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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돌려보면 최악의 출발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잘못 꿴 첫 단추를 곧잘 추슬렀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승점을 단 1점도 챙기지 못하면서 지난시즌 정규리그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이후 두 경기에서는 곧바로 승점 6점을 챙겼다.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을 각각 4세트 만에 격침시키며 연승을 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개막전 패배는 리그 초반 작은 시행착오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나 KB손해보험전부터 이상하게 리듬이 꼬였다. 외국인선수 가스파리니의 점유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고, 그나마 공격을 분담한 공격진의 효율도 떨어졌다. 부상악령에 빠져있던 한국전력을 상대로 겨우 승점 2점을 챙겼으나 이후 삼성화재에게 2라운드 첫 경기까지 내주며 2연패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하루빨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다. 2라운드 분위기마저 좋게 가져가지 못하면 초반 흐름은 최악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이 상황에서 14일 만난 상대가 바로 1라운드 신승을 거뒀던 한국전력이었다. 대한항공은 여전히 주전선수들의 부상으로 시름하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3-0 셧아웃 완승을 거뒀다. 오랜만에 승점 3점을 챙기며 단숨에 순위를 중위권까지 끌어 올렸다.

문제는 달콤한 승점 3에도 환히 웃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라운드 후반을 위해 아꼈던 카드, 김학민을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웠다. 당초 계획이었던 빠른 공격도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가스파리니에게 가는 토스 높이가 조정되면서 일단 공격효율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문제는 일찌감치 노출된 전략이다. 빠른 공격을 포기한 상황에서 가스파리니의 공격비중이 1라운드처럼 높아지면 플레이는 단조로워진다. 상대하는 쪽에서는 수비가 당연히 편할 수밖에 없다. 포인트는 역시 정지석과 김학민의 공격효율이다. 지난 시즌에 보인 삼각편대의 위력을 다시 보여야만 재비상의 날개를 펼 수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급한 불을 끈 승점 3점 보다 더 큰 그림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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