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KS우승컵 대신 밝은 미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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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5시 3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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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세 번째 3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우승 도전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의 2017년은 실패가 아니다. 많은 팀들이 그토록 바라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속에 큰 성과를 올렸다. 우승컵 대신 들어올린 밝은 미래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년간 단기전 운영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감독의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큰 항목 중 하나인 주전 선수 육성에 있어 의미있는 열매를 따냈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KIA에 패해 1승4패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포스트시즌(PS) 결과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3위 NC와 플레이오프(PO)를 4차전에서 끝내고 1위 KIA의 어드밴티지를 최소화하며 KS 무대에 올랐다. 특히 단기전에 강한 팀 전력상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KIA의 강력한 선발진을 넘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두산이 자랑하는 상대를 압도하는 수비와 기동력에서 오히려 KIA에 뒤진 점은 쓰라린 반성이 필요한 점이다.

그러나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PO에 오른 3위 NC를 상대로 보여준 강력한 화력은 가을야구에서 두산의 저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페넌트레이스만 놓고 볼 때 2017년은 두산에게 대단히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두산은 시즌 초반 외국인 선발 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어깨 부상, 그리고 시즌 중후반 민병헌, 양의지, 김재호 등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고전했다.

두산 함덕주. 스포츠동아DB
두산 함덕주. 스포츠동아DB

김태형 감독은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두산이 자랑하는 팜에서 배출한 새로운 전력을 주전급으로 끌어올리는데 전력을 다했다. 시범경기 때부터 미래의 주축 선발로 낙점한 함덕주는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서 수십 억 원이 필요한 ‘10승급 좌완투수’로 성장에 성공했다. 김재호가 빠진 사이 파이팅 넘치는 좌타 유격수 류지혁을 키웠다. 백업포수 박세혁도 양의지의 빈 자리에서 쑥쑥 성장했다. 마운드에서는 김명신, 박치국, 이영하가 주어진 기회를 자양분삼아 1군 무대를 누볐다. 새로운 마무리 김강률의 도약도 주목할 부분이다.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KBO리그의 특성상 외국인 선수 전력은 1위부터 10위까지 팀 순위, 그리고 PS 결과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2017년 두산은 구단이 발굴하고 감독이 기회를 주고 코칭스태프가 키워낸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하며 선수층이 한층 더 두터워졌다. 우승컵은 놓쳤지만 외국인 선수 3명을 빼고 전력을 평가했을 때 10개 팀 중 가장 강팀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의미있는 한 시즌이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오프시즌 행보다. 두산은 4년 연속 KS 진출과 우승컵 재탈환을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전력 재배치, 내부 FA 민병헌과 계약 등 여러 큰 숙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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