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뒷심 ‘굿’…2년만에 200m 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5시 45분


김국영. 사진제공|대한육상연맹
김국영. 사진제공|대한육상연맹
맞바람 안고 20초90…100m이어 2관왕
지구력 훈련·자세 교정·파워 배분 효과


대한민국 육상의 간판 스프린터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김국영은 23일 충북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20초9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개인 최고기록(20초72)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장재근(55) 화성시청 육상단 감독이 1985년 세운 한국기록(20초41)도 넘지 못했으나 이 종목의 강자 이재하(서천군청·20초995)∼박봉고(강원도청·20초997)를 제쳤다.

그는 200m 예선에서도 20초99 전체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전날(10월 22일) 주 종목 100m 레이스를 10초03에 끊은 김국영이 전국체육대회 200m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종아리 통증으로 100m만 뛰고 기권했다.

그러나 대회 2관왕에 만족하지 않는다. 초속 3.4m의 뒷바람을 맞으며 질주한 100m에서 10초03을 찍었으나 “이 정도의 바람이라면 9초대도 끊었어야 했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와 몸의 균형이 흔들렸다”면서 아쉬워했다.

초속 2.0m 이하일 때만 공인기록으로 인정받는데, 200m 결승에선 오히려 바람을 맞으며 트랙을 질주했다. 초속 0.7m 바람이 선수들의 얼굴을 때렸다. 200m 정상에 선 뒤에도 “맞바람이 불었다. 기록 자체보다는 순위에 신경을 써야 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올해 8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전후로 지구력 훈련을 꾸준히 했다. 400m 레이스도 꾸준히 연습했다. 뒷심을 키우기 위해서다. 레이스 후반부에 급격히 떨어지는 스피드를 최대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세도 많이 교정했다. 팔스윙 범위를 늘리되 팔치기를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 보폭을 크게 늘리는 데 주력했다. 처음 훈련 때는 익숙하지 않은 동작 탓에 시행착오도 따랐으나 점차 몸에 녹아들었다. 이를 위해 훈련 프로그램도 새롭게 했다. 무조건 100m 거리를 반복해 뛰는 대신, 구간별로 쪼개 세트별 훈련을 했다. 20∼30m 구간을 바꿔가면서 고르게 힘을 배분했다.

이날 200m에서 경쟁자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도 후반 스퍼트를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0m를 완벽하게 뛰어야 100m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400m를 제대로 뛸 수 있어야만 200m에서도 최대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김국영의 생각이다.

김국영의 다음 목표는 2018자카르타아시안게임이다. 100m는 물론, 200m 종목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효과적인 동계훈련은 필수다. 미국과 일본에서 체력훈련을 병행한다. 부상방지를 위한 나름의 훈련방법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아시안게임 메달권 진입만 바라보지 않는다. 한국 단거리육상 최초의 9초대 벽을 깨려 한다. 비록 올 시즌은 이루지 못했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저 높게만 여겨진 10초00대의 벽도 넘어섰다. 아직 김국영의 ‘인생 레이스’는 찾아오지 않았다.

충주 ㅣ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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