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0일 네이버스포츠 포스트를 통해 “오늘 외부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 스포츠 서비스의 기사가 재배열 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감사 결과, 네이버 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면서 “언론사로부터 송고 받은 뉴스만을 서비스하는 ‘네이버뉴스’와 달리, ‘네이버스포츠’는 뉴스뿐 아니라 스포츠 생중계, 동영상 클립, 기록 데이터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매주 200경기 이상을 실시간 중계하며 2300여개의 관련 동영상 클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단과 협회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특성상, 경기 중계 등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스포츠’는 각종 협회, 구단,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프로축구 중계권을 가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같은 협회와도 언로(言路)가 열려 있다”면서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언론 취재의 대상인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다. 이는 회사를 이끄는 저의 책임이 크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러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재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하여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며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되어 있는 조직을 분리하고, 다양한 AI 추천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1월 1일까지 조직 구성이 같은 ‘네이버스포츠’와 ‘네이버연예’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문과 기사 배열을 담당하는 부문을 분리하고, 스포츠와 연예 기사 배열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앞으로 기사배열 책임자를 일원화하고, 투명성위원회가 기사 배열에 대해 점검하도록 하겠다. 콘텐츠 선별 및 배열, 매체 및 창작자 선별, 이슈 선별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현재 해당 담당자는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며, 감사가 끝난 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논란으로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네이버스포츠 서비스가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엠스플뉴스는 “네이버 고위층이 직접 기사 재배치 청탁을 받고, 이를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프로축구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연맹 비판 기사를 뉴스 수용자가 잘 볼 수 없는 곳에 재배치해달라’고 청탁하자 네이버가 이를 적극 수용했다는 의혹”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지난해 10월 3일 오전 11시21분 네이버 이사에게 “제가 K리그의 기사 관련한 부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한 번 조심스럽게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2시 2분 홍보팀장은 네이버 이사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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