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꿈 PS 마운드, 여전히 듬직한 조정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0일 03시 00분


2009년 준PO 첫날 승리 후 4번의 수술 끝에 감격의 복귀… 올해 준PO 이틀째 등판 무실점

2009년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롯데 조정훈(사진)은 1차전 선발로 나섰다. 시즌 내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기회마저 포기하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준비했다. 다승 단독 선두의 기회는 물 건너갔지만 그는 1차전에서 7과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으로 그보다 값진 ‘1차전 승리’를 얻었다.

4번(팔꿈치 3번, 어깨 1번)의 수술 후 7년 만에 돌아온 그라운드. 그리고 8년 만에 맞이한 가을잔치. 2009년에도 그랬듯, 조정훈은 다시 한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더 이상 화려한 에이스도, 선발투수도 아니었지만 팀의 허리로 묵묵히 이닝을 소화했다.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조정훈은 1과 3분의 2이닝 동안 공 26개를 던지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7회 1사 2루 위기에서 등판한 조정훈은 대타로 나선 NC의 베테랑 이호준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는 등 NC 타선을 저지하며 동료들의 부담을 줄였다. 1-0 리드를 유지한 채 9회 마무리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날 등판은 조정훈의 올 시즌 네 번째 연투이기도 했다. 조정훈은 8일 1차전에도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공 19개를 던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조정훈의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정규시즌 그의 연투를 최대한 자제해 왔지만 이날만큼은 다시 한번 그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2차전까지 내주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조정훈 또한 조 감독과 같은 마음이었다. 경기 뒤 조정훈은 “팀에 중요한 시기인 만큼 연투에 대한 부담보다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시기에 투수들이 도와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에 가을 야구를 맛본 그는 “(8년 전엔) 그냥 철없이 공을 던졌다. 지금은 그때보다 신중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8년 전 1차전 승리에도 끝내 이루지 못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간절함을 지닌 채 창원에서 열릴 3, 4차전 승리를 기약했다.

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가을야구#롯데 자이언츠#조정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