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소나무, 달아오른 승짱 은퇴선물 경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4일 05시 30분


삼성 이승엽(왼쪽)이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번째 ‘은퇴투어’에서 두산 김태룡 단장에게 자신의 좌우명이 새겨진 달항아리 도자기를 선물 받고 있다. 두산은 도자기를 비롯해 캐리커처와 대형 액자 등 다양한 선물을 준비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왼쪽)이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번째 ‘은퇴투어’에서 두산 김태룡 단장에게 자신의 좌우명이 새겨진 달항아리 도자기를 선물 받고 있다. 두산은 도자기를 비롯해 캐리커처와 대형 액자 등 다양한 선물을 준비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김태룡 단장은 3일 잠실 삼성전에서 마지막 잠실 두산전 경기를 갖는 이승엽(41)에게 커다란 달 항아리를 선물했다. 구단 퓨처스팀 훈련장과 홈구장이 있는 도자기 명산지 이천에서 제작된 선물로 이승엽의 좌우명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가 새겨졌다. 두산은 이승엽 캐리커처와 선수단 사인이 들어간 대형 액자도 함께 전달했다. 이승엽의 상징 36번을 새긴 특별제작 모자도 썼다. 사실 두산은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이승엽의 은퇴 선물을 선택했다. 워낙 고심이 길었기 때문에 주문 제작된 도자기가 정확한 날짜에 도착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중반을 넘어선 KBO의 새로운 역사 ‘이승엽 은퇴투어’는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각 구단이 마련한 기념선물을 놓고 아이디어 싸움도 치열하다.

한화가 준비한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받은 이승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한화가 준비한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받은 이승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3일까지 한화~kt~넥센~SK~두산이 이승엽과 작별인사를 했다. 그 중 가장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이승엽의 상징 36번의 3번과 6번을 각각 새긴 대형 여행가방을 선물한 SK다. ‘열심히 달려온 당신, 이제 여행을 다니며 푹 쉬어라’는 재치가 담겨져 있다. 선수단 전원이 36번 유니폼 입고 행사에 참가한 넥센은 최고의 예우로 꼽힌다. 도자기와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택한 두산과 한화는 품격이 느껴진다.

이승엽에게 3번과 6번이 새겨진 대형 여행가방을 선물한 SK.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이승엽에게 3번과 6번이 새겨진 대형 여행가방을 선물한 SK.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그러나 아직 2014년 미네소타가가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에게 선물한 부러진 배트로 만든 흔들의자 같은 탄성을 자아내는 선물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리베라의 주 무기 컷 패스트볼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타자들의 배트를 부러트렸다는 상징을 멋지게 표현했다. 은퇴투어는 2012년 마지막 시즌을 예고한 치퍼 존스(전 애틀랜타)부터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됐다. KBO리그는 대스타 이승엽이 은퇴를 예고하며 올 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도 사례가 많지 않다. 과하지 않게 여러 상징성을 담은 선물 고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승엽 은퇴 선물은 구단의 철학과 품격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획이기도 하다. 선택에 따라 모기업의 제품을 재치 있고 의미를 담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 KIA~LG~NC~롯데 그리고 삼성의 은퇴투어가 남아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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