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땀, 내일의 꿈… 평창서 꽃피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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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훈련 현장
내년 2월 평창올림픽 앞두고 박승희-모태범 등 몸만들기 한창

“이지(Easy)! 이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대표팀 지도를 맡고 있는 보프 더용 코치(오른쪽)가 14일 화천공설운동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더용 코치는 어려운 동작이나 자세를 쉽고 편한 마음으로 하라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화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지(Easy)! 이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대표팀 지도를 맡고 있는 보프 더용 코치(오른쪽)가 14일 화천공설운동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더용 코치는 어려운 동작이나 자세를 쉽고 편한 마음으로 하라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화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살면서 지금 제일 살이 쪘어요. 쇼트트랙 할 때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그래도 몸의 탄력도 좋아지고 힘이 생겼어요.”

14일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강원 화천에서 만난 여자 기대주 박승희(25·스포츠토토)는 싫지 않은 투정을 부렸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위 사진)가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도 우람한 상체 근육을 자랑하며 웨이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화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위 사진)가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도 우람한 상체 근육을 자랑하며 웨이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화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겨울 종목이지만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여름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시즌이 시작되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더구나 내년 2월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기다리고 있어 10일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개시했다.

이날 화천공설운동장 전지훈련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박승희는 한국스포츠개발원이 자신의 힘과 체격 특성을 고려해 맞춤 제공한 훈련 프로그램이 적힌 종이를 훑어보면서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에서 2관왕을 차지한 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는 “쇼트트랙은 작전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힘을 모아 한 번에 쏟아부으면 되는 종목이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쇼트트랙 선수 때는 몸 전체가 일자형이었지만 지금은 제법 멋있게 변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8·대한항공)은 ‘어깨 깡패’로 돌아왔다. 그는 머리 양옆을 시원하게 밀어버린 헤어스타일로도 단번에 시선을 모았다. 평범했던 상체는 보디빌더처럼 우람하게 변했다. 45∼50kg가량의 역기를 수없이 머리 위아래로 들어 올리고 내렸다. 모태범은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고 충격을 받아 2년간 아무 생각 없이 훈련을 안 하고 먹기만 했다. 체중이 107kg까지 나갔다”며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해 지금은 84kg까지 만들었다. 밴쿠버 올림픽 때 기대를 받지 못하다가 금메달을 땄던 때와 비슷한 것 같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졌지만 오히려 부담 없이 준비를 할 수 있어 좋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거리 대표팀은 백철기 감독과 네덜란드의 장거리 스타 출신 보프 더용 코치의 지도 아래 땡볕이 내리쬐는 육상 트랙에서 허리 강화, 사이드 스텝 훈련 등으로 땀을 흘렸다. 어려운 동작을 직접 시범 보이며 선수들이 효과적으로 잘 따라하는지 살피던 보프 더용 코치는 “사이클이나 쇼트트랙 훈련 등 한국 대표팀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상당히 효과가 있어 놀랍다”며 “올림픽을 향해 한 단계씩 나아가면서 마지막에 선수들이 큰 스텝을 밟을 수 있도록 돕겠다. 나는 ‘코리안 코치’다”라고 말했다. 23일까지 화천에서 훈련하는 대표팀은 15일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25km 사이클 훈련에 나선다. 선수들 모두 금빛 평창 올림픽을 위해 허벅지와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쯤은 충분히 참아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화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스피드스케이팅#평창 겨울올림픽#박승희#모태범#보프 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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