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 경쟁 파리-LA, 모두가 승자

  • 동아일보

IOC “둘 다 탈락 아까운 도시”… 2024-2028년 대회 개최권 부여
순서는 9월 총회서 결정하기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프랑스 파리가 올림픽 개최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1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2024년과 2028년 올림픽 개최지를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동시에 결정하기로 했다. IOC는 이날 2024년 여름올림픽 개최에 나선 프랑스 파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프레젠테이션 후 비밀 투표를 통해 “두 도시 모두 탈락이 아까운 훌륭한 입후보 도시들”이라며 유례없이 모두에 개최권을 부여했다.

이로써 프랑스 파리는 1992, 2008, 2012년에 이어 네 번째 도전 끝에 개최를 확정지었으며, 로스앤젤레스는 세 번째 올림픽 유치를 이뤄냈다. 올림픽을 세 번째 유치한 도시는 영국 런던에 이어 두 번째다.

아직 두 도시 중 어느 도시가 2024년에 먼저 개최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파리는 이미 2024년 유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IOC 안팎에서는 2024년이 1924년 파리 올림픽 100주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2024년 파리, 2028년 로스앤젤레스 개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가 2024년 도전 의사를 밝힐 경우 양국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IOC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2024년이 바로 우리 파리가 유치하고자 하는 바로 그 시기”라고 못 박았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유치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계속 주목해라!”라고 적어 막후 지원 사격을 하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마침 두 정상은 13일부터 프랑스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두 도시 외에 유치 의사를 밝혔던 이탈리아 로마, 독일 함부르크,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국 보스턴 등은 비용 부담 때문에 모두 기권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옥스퍼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연구 결과 지금까지 올림픽을 유치한 국가 중 처음 계획한 예산 내에서 준비를 마친 국가는 한 곳도 없으며, 실제 절반 이상이 최초 예상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예산을 투입됐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파리는 올림픽 예산으로 66억 유로(약 8조65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63억 유로)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올림픽 개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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