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트레이드 요청 1순위→올스타 거듭난 최주환의 반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2일 05시 30분


두산 최주환은 지난해까지 두터운 팀 전력 속에서 백업 멤버였다. 당장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이라는 평가 속에 트레이드 제안이 줄을 이었다. 올해 최주환은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고 올스타 베스트12까지 뽑히며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최주환은 지난해까지 두터운 팀 전력 속에서 백업 멤버였다. 당장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이라는 평가 속에 트레이드 제안이 줄을 이었다. 올해 최주환은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고 올스타 베스트12까지 뽑히며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최)주환이를 달라고 했던 팀들이 많았죠.”

두산 김승호 운영부장은 입단 12년 만에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내고 있는 최주환(29)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 최주환은 두산에 들어오는 트레이드 요청 리스트에 이름을 자주 올렸다. 소속팀에서는 만년 유망주였지만 타 팀 입장에서는 오기만 한다면 곧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탐나는 인재였다. 그러나 구단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 역시도 두산에서 묵묵히 훈련을 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엄동설한에 피어 더 아름다운 매화꽃처럼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재능의 꽃을 피운 그의 플레이는 더 빛나고 있다.

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 쟁쟁한 선배들에 밀렸지만 트레이드 불가 선수

최주환은 김현수 양의지 민병헌과 입단 동기(2006년)다. 동기들만큼 빨리 빛을 보진 못했지만 방망이 실력만은 인정을 받았다. 문제는 포지션이었다. 두산 2루에는 고영민, 오재원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했다. 결국 2009년까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상무에 입단했다.

상무에서 최주환은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2010년 퓨처스리그에서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2, 24홈런, 97타점, 104타점을 기록하면서 북부리그 타격, 홈런, 득점상을 휩쓸었다. 2011년에도 93경기에서 타율 0.336, 9홈런, 70타점, 62득점을 올리면서 타격재능을 맘껏 뽐냈다. 군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2012년 두산으로 복귀해 본격적으로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록 내야백업이었지만 조금씩 1군 경기출장수를 늘려갔다.

이때 타 팀들의 러브콜도 쏟아졌다. 김승호 운영부장은 “(최)주환이를 달라고 했던 구단이 한두 곳이 아니다. 우리 팀이었으니까 주전을 못 하는 거였지, 타 팀에서는 무조건 붙박이 주전이 될 수 있는 실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중에서는 우리가 탐낼만한 카드가 있었지만 팀에 (오)재원이 뒤를 받쳐줄 2루수 백업이 없었다. (최)주환이를 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두산 최주환. 스포츠동아DB

● 야구생각만 하고 야구에만 빠져있는 야구돌이

“너 정도면 타 팀에서는 즉시전력이야.”

최주환도 참 많이 들었던 얘기였다. 그만큼 재능이 빼어났다. 야구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다. 동기였던 김현수(29·볼티모어)가 “(최)주환이는 야구 생각을 내려놔야한다. 너무 야구만 붙잡고 있고 파고드니까 오히려 실력 발휘를 못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묵묵히 훈련했고, 어떤 순간에도 아들을 응원해주는 부모님을 위해 더 이를 악물고 야구에 매달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인고의 열매도 달았다. 2017시즌 최주환은 오재원, 허경민이 부진한 사이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11일까지 74경기에서 타율 0.315, 5홈런, 40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팬 투표로 드림올스타 베스트12(2루수 부문)에 뽑히는 영광도 안았다.

그럼에도 최주환은 여전히 “더 잘 해야 한다”고 긴장의 끈을 꽉 조였다. 힘든 시간을 보낸 만큼 주어진 기회의 소중함을 잘 알아서다. “꾸준한 선수가 돼야한다. 아직 멀었다”는 그의 말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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