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테러·인종차별·사망…바람 잘 날 없는 축구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7일 05시 45분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우루과이 U-20 대표팀. 사진제공|우루과이 축구협회 페이스북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우루과이 U-20 대표팀. 사진제공|우루과이 축구협회 페이스북
지구촌 축구계는 잠시도 조용하지 않다. 210 개국이 즐기는 종목답게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축구장의 시계는 바삐 돌아간다. 그러나 항상 흐뭇한 스토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쾌하거나, 안타까운 뉴스도 끊이질 않는다.

최근의 핫이슈는 역시 테러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테러리즘이 축구장과 그 주변에 상존하고 있다.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런저런 영향을 피해가지 못한다. 14일(한국시간) 도하에서 열릴 카타르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경기를 앞둔 국가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 도중 두바이-도하를 잇는 항공 직항노선이 갑작스레 취소되는 사태를 맞은 것도 무슬림 과격 테러단체를 배후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는 카타르와 중동 인접국들이 단교를 한 탓이다.

이에 앞서 4일에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산카를로 광장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유벤투스(이탈리아)의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대형 스크린으로 관전하던 시민들이 폭죽 소리를 자살폭탄 폭음으로 오해한 누군가의 외침으로 인해 갑자기 대혼란에 빠지면서 무려 15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좁은 공간에 운집했던 군중이 한정된 출구를 찾아 한꺼번에 빠져나가려다 서로 짓밟고 짓밟히는 불상사가 빚어졌다. 영국,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테러 위협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빈번하게 일어나다보니 ‘테러 공포’에 빠진 유럽사회의 서글픈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사고라는 분석이다.

잊을 만하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인종차별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루과이-포르투갈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8강전에서 나온 우루과이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논란을 낳았다. 이날 득점한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손가락으로 두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고, 경기 종료 후에는 팀 전체가 단체로 눈을 찢는 포즈로 라커룸에서 기념촬영까지 했다. 눈을 가늘게 찢는 행위는 대개 서구권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사용된다.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행위 못지않게 오해의 소지가 크다.

발베르데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으나, 비난 여론은 여전하다. 한동안 꿈쩍하지 않던 FIFA도 개최국 내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우루과이 측과 당시 경기감독관에게 관련 자료제출과 설명을 요구하는 등 뒤늦게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FIFA는 모든 차별행위를 금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찾아오는 법인가 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다 2월 중국프로축구 갑(甲·2부)리그 베이징 쿵구로 이적한 코트디부아르국가대표 체이크 티오테(30)가 팀 훈련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6일 전 세계에 타전됐다. 응급처치 후 병원이송까지 빨리 이뤄졌지만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축구가 신체에 워낙 큰 무리가 가해지는 운동인 터라 경기 도중 사망하는 선수들이 종종 나오고 있지만, 티오테처럼 훈련 도중 사망하는 사고는 흔치 않아 충격은 더 크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티오테.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심장마비로 사망한 티오테.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