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천 가천 스포츠클럽 헬스장에서 60대 중반의 회원이 생활체육지도사 이철진 씨의 코칭을 받으며 운동하고 있다. 이 씨는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 재학생이지만 클럽 내 지도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42개의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인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0일 오후 4시경 인천 가천스포츠클럽 내 헬스장.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휴게실에서는 노인 여성 회원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60대 중반의 한 남성 회원은 “공익적인 시설인 데다 장비도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40분 후 운동장에서는 축구반 수업이 시작됐다. 초등학생 11명은 장애물을 피해 달리고 공을 드리블하는 기초 훈련을 한 뒤 두 팀으로 나눠 경기를 했다. 열의만큼은 프로 선수 못지않다. 정다정 코치(27·여)는 서울시청 축구팀에서 뛰던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8월 이 스포츠클럽에 합류했다. 정 코치는 “전문 선수반도 곧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천스포츠클럽은 2013년 출범했다. 당시 80여 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현재 1062명으로 늘었다. 이 클럽은 지역 주민을 위해 매년 10여 개 종목의 스포츠를 체험하는 이벤트도 연다. 이처럼 지역 체육 시설을 거점으로 여러 스포츠 프로그램과 전문 지도자의 코칭을 제공하는 비영리법인의 클럽을 스포츠클럽이라고 한다. 예전에도 있었지만 2015년 3월 생활체육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국내에는 42곳이 운영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020년까지 239곳으로 늘릴 계획이며 올해 32곳을 추가한다. 현재 사업자 신청을 받고 있다. 스포츠클럽에 선정되면 3년간 매년 2억∼3억 원을 지원받는다. 그 후에는 회비와 기업 후원 등으로 자립해야 한다.
스포츠클럽이 본궤도에 오른 지 3년째. 성과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회원 3만 명을 돌파했다(3만2591명). 2015년 같은 기간(2만2548명)보다 44.5%가 증가한 수치다.
스포츠를 성인 남성에서 전 연령대의 모든 계층으로 확산시키는 것 또한 스포츠클럽 제도의 취지다. 결과는 어떨까. 회원의 절반 이상(50.7%)이 여성이고, 청소년 회원(22.1%), 가족 회원(9.2%)의 비중도 상당히 높다. 게다가 스포츠클럽의 13.8%는 1000명 이상의 지역 회원을 확보했다.
24개 스포츠클럽에서 18개 종목의 전문 선수반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선수로 발탁된 인원이 182명. 스포츠클럽을 통해 재능 있는 유소년·청소년을 선수로 육성하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전북스포츠클럽 등 4개 클럽은 시도소년체육대회 등에 출전해 입상한 바 있다. 스포츠클럽 지도자 382명 중 37.4%인 143명이 선수 출신이다. 은퇴 선수의 재취업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 스포츠클럽이 활발해지면서 재정 자립도도 55.5%에서 70.8%로 높아졌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클럽의 자립을 위해서는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실 적잖은 회원들이 스포츠클럽을 사설 스포츠센터나 헬스시설과 혼동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회원들을 시상하는 등 회원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경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한체육회 심상보 스포츠클럽육성팀장은 “독일에는 9만1000여 개, 가까운 일본에는 3600여 개의 스포츠클럽이 운영 중이다. 국내 스포츠클럽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공공체육시설 이용료를 인하해 주거나 관련 법령을 개정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등 실질적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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