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군단 SK, 지난해보다 빠르고 많아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0일 05시 30분


SK는 9일까지 팀 홈런 55개로 이 부문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두산(31개)과 격차도 무려 24개에 달한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정(12개), 한동민(11개), 김동엽(7개), 이홍구(6개)는 36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팀 홈런의 65%를 책임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는 9일까지 팀 홈런 55개로 이 부문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 두산(31개)과 격차도 무려 24개에 달한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정(12개), 한동민(11개), 김동엽(7개), 이홍구(6개)는 36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팀 홈런의 65%를 책임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의 전력을 언급할 때 함께 연상되는 단어는 ‘대포군단’이다.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담장을 넘기는 타자들과 홈런공장이란 별명을 지닌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이미지가 합쳐져 타구단을 압도하는 화력부대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두산(183개)에 하나 차이로 밀려 팀홈런 1위자리를 내준 SK. 그러나 올해는 조짐이 심상치 않다. 9일까지 32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SK 담장 밖으로 넘긴 공 개수는 벌써 55개. 이는 경기당 1.72개로 한 경기에 2개 가까운 홈런이 나왔다는 뜻이다. 2위 그룹인 두산~NC~삼성이 31개에 머물고 있는 점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 장거리타자 즐비…2003년 삼성의 213개 넘을까

지난해와 올 시즌, 같은 기간을 놓고 봐도 오름세는 두드러진다. 지난 시즌 SK는 5월9일까지 올해와 같은 32경기를 치렀다. 당시 홈런 개수는 31개로 결코 적은 편이 아니었지만, 올해와 비교해보면 무려 24개가 뒤진 수치다.

독보적인 레이스 질주엔 새얼굴들의 몫이 주효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소년장사’ 최정이 40개(전체 1위)로 타선을 주도한 뒤 정의윤과 헥터 고메즈가 각각 27개와 21개로 뒤를 받쳤다면 올 시즌엔 한동민~김동엽~이홍구가 최정의 짐을 고르게 나누고 있다. 최정은 전체 1위에 해당하는 홈런 12개를 기록해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장을 냈고,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뒤 올해 주전으로 발돋움한 한동민은 최근 맹타 속에 11방의 대포로 뒤를 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 백업 외야수에 그쳤던 김동엽도 빼놓을 수 없다. 두꺼운 알을 깨고 나와 홈런 7개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올 시즌 도중 KIA에서 건너온 포수 이홍구가 6개로 레이스에 동참했다.

SK 최정.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최정.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새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32)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기존 외인 대니 워스를 내치고 데려온 로맥은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11홈런, 25타점, 장타율 0.860을 기록한 거포형 타자다. 2015년엔 27홈런, 100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만약 SK가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2003년 삼성이 세운 역대 최다 팀홈런도 넘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삼성은 이승엽(56개)을 필두로 마해영(38개)~양준혁(33개)~진갑용(21개)~틸슨 브리또(20개)에 이르는 초호화 타선을 갖춰 무려 213개의 아치를 쏘아 올렸다. 지금보다 한 시즌 11경기를 덜 치른 때였지만 이는 현재까지 어느 팀도 깨지 못하는 아성으로 남아있다. 과연 SK는 14년 묵은 대기록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써낼 수 있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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