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선급 2·3진급 약진…경륜 춘추전국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9일 05시 45분


특선급 2, 3진 선수들의 약진으로 2017시즌 경륜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겨울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약점을 보완한 선수들이 벨로드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특선급 2, 3진 선수들의 약진으로 2017시즌 경륜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겨울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약점을 보완한 선수들이 벨로드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박지영 최근 5연승…1진급 따돌리며 이변
2.5∼3진급 정재완·정정교 등도 호시탐탐


최근 경륜장은 특선급 2, 3진급 선수들 약진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이미 1진급과 2진급의 경계는 무너진 지 오래다. 3진급 선수들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진급으로 올라서기 위한 2진급의 맹공이 경륜장을 술렁이게 한다는 점이다. 2016∼2017년 동계시즌에 훈련을 통해 단점을 보완한 선수들이 봄시즌 벨로드롬 폭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동서울팀에서 훈련하는 20기 박지영(31, S1등급)이다.

최근 전매특허인 주도력을 앞세워 강자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1.5진급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계시즌에 스피드 보강과 함께 파워, 지구력을 동시에 보강한 박지영은 최근 5연속 입상을 성공시켰다.

이 가운데 광명 11회차(3월24∼26일)에서 거둔 3연속 입상은 경륜 전문가는 물론 팬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일요일 결승 경주에서 내로라하는 특선급 강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당당히 입상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날 결승에는 현재 경륜 최강자 정종진을 중심으로 신은섭, 김현경, 이명현, 강진남 등 1진급들이 모두 있었다. 박지영은 이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장기인 선행 승부에 나섰다. 결국 정종진에 이어 2위에 안착해 쌍승 28.9배를 기록했다. 11회차 광명 결승 경주 입상은 박지영의 입지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선급 만년 2.5∼3진급으로 알려진 동서울팀의 정재완, 고양팀의 정정교·엄정일, 부산팀의 천호성도 최근 입상권에 진입하며 환골탈태하고 있다.

동계훈련이 충실하기로 소문난 동서울팀의 18기 정재완(32, S1등급)은 겨울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매 경주 입상 후보로 거론된다. 올해 들어 특선급에서 7차례 입상에 성공하며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정재완은 추입, 젖히기, 마크 등 순발력과 우수한 회전력을 바탕으로 특선급 강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 강자가 빠진 일요 경주에서 만큼은 절대 강자로 정재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데뷔 초창기 부산팀의 기대주였지만 한동안 특선급에서 고전했던 18기 천호성(30, S2등급)의 선전 또한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다. 팀 선배 배민구는 한 때 “천호성이 소극적인 경주 운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그랬던 천호성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강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강공에 나서며 입상에 성공,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신 무장 덕분인지 전문가들이나 경륜 팬들로부터 경주 운영에 호평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호성이 타고난 순발력과 회전 능력, 조종술을 갖추고 있어 자신감만 붙어준다면 지금보다 더욱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상 여파로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고양팀의 17기 인치환도 스피드 보강 훈련을 통해 1진급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김해 B팀의 18기 이진웅도 3진급 딱지를 떼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어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

경륜왕의 설경석 예상팀장은 “요즘 특선급이 1,2,3진급의 시속차가 크지 않아 3진급에서 1진급으로의 고속 성장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지구력이 우수한 선수들 가운데 데뷔 1∼5년차의 젊은 선수(17∼21기)들이 경륜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하고 있어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