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엄마골퍼, 장수연 ‘신데렐라 꿈’ 꺾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LPGA 롯데챔피언십 대역전승… 한국선수 킬러 명성 이어가
초청선수로 출전 선두였던 장수연… 부담감에 더블보기 등 무너져

신데렐라를 꿈꾸던 장수연(23·롯데)이 40세 엄마 골퍼 크리스티 커(미국)의 벽에 막혔다.

장수연은 16일 미국 하와이 주 오아후 섬 코올리나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출전해 4라운드를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4라운드 초반 5타 차까지 달아나며 우승의 희망을 키웠지만 마지막 날 부담감에 시달리면서 정교했던 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던 그는 6번홀에서 대회 첫 보기를 한 뒤 8번홀에서는 치명적인 더블보기까지 했다. 결국 장수연은 버디 4개에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장수연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커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집중시켜 토너먼트 레코드인 최종 합계 20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이번 대회 정상에 올랐더라면 LPGA투어에 직행할 수 있었던 장수연은 중학교(보성 득량중)와 고등학교(함평골프고) 동기인 친구 전인지,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와 공동 2위로 마쳤다.

2013년 12월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낳은 커는 이후 2015년 2승을 거둔 뒤 30개 대회 무관 레이스를 끊고 통산 19승째를 올렸다. 후반 들어서만 11번홀 버디에 이어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매서운 뒷심을 발휘한 게 승인이었다.

지난해 은퇴한 박세리와 동갑으로 투어 생활 21시즌째인 커는 한국 선수 킬러로도 유명하다. 2015년 시즌 개막 후 한국(계) 선수의 7연속 우승 행진을 막았다. 이번 시즌에는 7개 대회에서 5승을 합작하는 강세를 유지하던 한국 선수의 시즌 6번째 우승 도전이 커에게 막혀 좌절됐다. 커는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받아 통산 상금 1800만 달러를 돌파했다. 80kg이 넘는 거구였던 커는 27kg을 감량한 뒤 전성기를 맞았다. 결혼 후 유산을 반복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아이를 얻은 뒤 새로운 골프 인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커는 유방암 환자 치료를 위한 여성건강센터를 설립해 3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엄마 골퍼 크리스티커#장수연#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 챔피언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