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치고 나간다던 전북, 벌써 1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7일 05시 45분


사진제공|전북현대
사진제공|전북현대
부상병동 불구 상주전 4-1 대승

지독한 아이러니다. 물론 긍정적 의미에서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상황이 있다. ‘추격자’의 입장이다. 그런데 이런 바람조차 전북에는 사치다. 대개 상위팀을 따라잡기 위해 애를 쓰기보다는 낮은 순위의 팀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힘을 쏟곤 했다. 올 시즌도 예외가 아니다. 언제나 그래왔듯 일찌감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16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상주상무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최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시즌은 정말 길다. 솔직히 3위권 정도로 꾸준히 흐름을 이어가되, 선두와 승점 3∼5점차 내외의 격차를 이어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긴 레이스에선 언제든 위기가 찾아온다. 단, 연패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전북 에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에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전북에는 3위 정도의 순위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1∼2위를 달리는 것보다 어렵다. 연패에 빠진 적도 극히 드물다. 내용이 좋아도 이기고, 아무리 경기력이 안 좋아도 승점을 챙기니 페이스 조절(?)을 위한 마땅한 비책이 보이질 않는다. 때로는 경쟁자들이 알아서 제풀에 꺾이곤 한다.

솔직히 현재 전북의 내부사정은 좋지 않다. 부상자가 너무 많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한 지난해에는 수비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골머리를 앓았다면, 올해는 공격 1∼2선에서 이탈이 많다.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데도 어지간한 팀의 베스트 자원보다 실력이 우수하다.

이날도 일방적 공세 속에 4-1로 승리한 전북은 선두로 도약했다. “(부상자가 합류하고 체력을 올릴) 9월부터 치고 나갈 생각”이라던 최 감독은 이제 ‘수성’이라는 익숙한 패턴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할 듯하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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