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챔피언 ‘전북 DNA’ 수혈한 슈틸리케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4일 05시 45분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자로 우뚝 선 전북 4총사가 중국과 시리아를 상대로 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7차전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힘을 보탠다. 김신욱, 김진수, 이용, 최철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은 특유의 ‘승리 DNA’를 태극전사들에게도 이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동아DB·사진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자로 우뚝 선 전북 4총사가 중국과 시리아를 상대로 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7차전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힘을 보탠다. 김신욱, 김진수, 이용, 최철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은 특유의 ‘승리 DNA’를 태극전사들에게도 이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동아DB·사진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 대표팀 국내파 9명 중 4명이 전북

장신 공격수 김신욱 활용한 전술 염두
DF 김진수·이용·최철순 호흡도 기대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의 오랜 모토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1골을 내주면 2골, 2골을 허용하면 3골을 뽑는다는 의지로 상대를 압박한다. 온갖 압력에도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기복 없이 꾸준히 유지하는 팀으로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전북이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전북은 단순히 공격만 강하지 않다. 디펜스도 아주 탄탄하다. 기록이 증명한다. 클래식 2위에 오른 지난해 전북은 12구단 중 최다득점(71골)·최소실점(40골)을 기록했다.

9회 연속, 통산 10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희망하는 남자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2014 년 하반기 취임 이후 대개는 해외파를 중용했지만, 유럽리거들의 출전시간이 계속 줄어드는 등 변수가 발생하자 K리그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이 중반부로 접어든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을 기점으로 본격적 변화가 감지됐다. 대표팀에 승선하는 K리거들의 숫자가 늘었고, 특히 전북의 비중이 높아졌다. 1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5차전을 앞두고는 무려 6명을 전북에서 차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둔 시점이었음에도 대표팀은 전북을 배려할 겨를이 없었다.


올해 사정도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중국(23일·원정)∼시리아(28일·홈)로 이어질 최종예선 6·7차전에 나설 대표팀 엔트리 24명이 13일 공개된 가운데 국내파는 모두 9명인데, 그 중 전북 소속이 4명이다. 최전방에 김신욱(29)을 뽑았고, 좌우 풀백 김진수(25)-이용(31)에 중앙과 측면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다용도 수비수’ 최철순(30)도 이름을 올렸다. 예비 명단(9명)에 포함된 김보경(28)도 컨디션이 100%가 아닌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1순위 대체자다. 올 시즌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정강이뼈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미드필더 이재성(25)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했다면, 또 골키퍼 권순태(33·가시마 앤틀러스)가 겨울이적시장에서 일본 J리그로 이적하지 않았다면 최소 5∼6명이 승선할 수도 있었다.

15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 김신욱이 구자철에게 헤딩으로 어시시트 하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5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 김신욱이 구자철에게 헤딩으로 어시시트 하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런데 감지되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예전처럼 벤치에 머물기보다는 출전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김신욱의 높이(197.5cm)를 염두에 둔 채 그의 역할을 제2의 옵션인 ‘플랜B’로 국한시킨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플랜A와 B는 순서가 아니라 다른 전략을 의미한다. 김신욱은 시즌 출발부터 선발로 나서는 긍정적 변화가 이뤄졌고, 독일을 떠난 김진수는 꾸준한 실력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특정팀에 많은 태극전사가 쏠리는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순 없지만, 전·현직 국가대표들로 채워진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자연스레 얻은 호흡과 ‘승리 DNA’로 표현되는 위기극복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시나리오에 따른 다양한 전술변화도 큰 힘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전북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서로가 익숙한 동료들이 있을 때 최대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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