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의 경험’을 뽑았다…슈틸리케감독, 축구대표팀 새 코치 전격 선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7일 05시 45분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을 보좌해 후배들의 월드컵 본선행을 돕는다. 설 코치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을 보좌해 후배들의 월드컵 본선행을 돕는다. 설 코치는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년 6개월짜리 외인코치 영입 불발
감독, 공격수·MF출신 지도자 원해
월드컵 4강·유럽축구 경험도 한몫
수비수 출신 차두리와 역할도 안배


2002한일월드컵 ‘4강 멤버’인 성균관대 설기현(38) 감독이 국가대표팀에 코치로 합류한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대표팀 감독과 이용수(58)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겸 부회장이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다. 지도자생활 3년째에 대표팀의 호출을 받은 설 코치는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후배들에게 ‘월드컵 4강 기운’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설 코치의 계약기간은 3월 1일부터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종료일까지다.

축구대표팀 설기현 코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설기현 코치.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중량감 있는 외국인 수석코치 대신 합류

설기현 코치의 발탁으로 ‘슈틸리케호’는 카를로스 아르무아(68·아르헨티나) 코치, 차상광(54) 골키퍼코치, 차두리(37) 전력분석관으로 코칭스태프 진용을 재정비했다. 설 코치는 지난해 11월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신태용(47) 감독의 빈자리를 채운다.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설 코치와 함께 기자회견을 한 이용수 위원장은 “당초 중량감 있고, 경험 많은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을 대신해 수석코치 역할을 맡아줄 외국인 코치 영입에 실패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실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독일인 1명과 스위스인 1명을 접촉했다. 하지만 내년 월드컵 종료까지 사실상 1년 6개월짜리 계약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며 “이후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논의하면서 한국인 코치로 눈을 돌렸고, 슈틸리케 감독이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 출신의 지도자 경력이 길지 않은 감독’을 원했다. 대표팀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오랜 시간 현역생활을 한 설 코치를 영입하게 된 배경이다”고 밝혔다. 수비수 출신인 차두리 분석관이 있는 만큼 미드필더 또는 공격수 출신으로 범위를 좁혔고, 2015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은퇴하자마자 성균관대에서 지도자생활을 하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설 코치를 낙점했다는 얘기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 당시 동점골을 기록했던 설기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 당시 동점골을 기록했던 설기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설기현 코치 “다양한 경험 살려 최선 다하겠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는 등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한 설기현 코치는 A매치 통산 82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뽑았다.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를 거쳐 2000년부터 2009년까지 A대표팀의 일원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0년 광운대 재학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우수선수 유럽 진출 프로젝트’ 1호로 벨기에 앤트워프에 입단한 이후 안더레흐트(벨기에), 울버햄튼, 레딩, 풀럼(이상 잉글랜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뛰었다. 2010년 K리그로 옮겨서는 4년간 포항 스틸러스, 울산현대, 인천에서 활약했다. 2015년 성균관대 감독으로 부임한 첫 해에 팀을 U리그 왕중왕전 결승으로 이끄는 등 대학축구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아직 삼십대의 ‘젊은 지도자’인 설 코치는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대표팀에서 사실상 수석코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슈릴리케 감독과 선수들을 잇는 가교 역할뿐 아니라, 차두리 전력분석관과 함께 선수들의 ‘맏형 노릇’도 해줘야 한다. 최상의 카드가 아닌 ‘차선책’인 만큼 설 코치의 어깨는 더 무겁다. 설 코치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님을 잘 보좌해 국민들이 원하는 본선 진출과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모든 것을 다 하실 수는 없다. 코치로서 필요한 이야기가 있으면 (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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