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기고 돌아온 LG 정현욱, 은퇴 시사…“여기서 그만두는게 순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16시 04분


코멘트
'국민노예'로 불렸던 프로야구 LG의 정현욱(38)이 은퇴 의사를 밝혔다.

LG 관계자는 18일 "정현욱 선수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낀다며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필요한 선수다. 끝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LG는 정현욱이 은퇴 의사를 접지 않으면 코치 자리를 제안할 계획이다.

동대문상고(현 청원고)를 졸업하고 1996년 삼성에 입단한 정현욱은 1998년부터 삼성에서 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르는 '마당쇠'로 활약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을 때도 대표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유니폼에 'Jong'이라고 쓴 성이 '종'처럼 읽혀 '국노(국민 노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2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현욱은 이듬해 팀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14년 중반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일찍 접었고, 연말에는 위암 판정을 받았다.

결국 위를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정현욱은 올 4월 15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당시 복귀전에서 정현욱은 역시 위암을 이기고 돌아온 한화 정현석(32)과 투타 맞대결을 벌였고, 3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정현욱은 이후 16경기에 더 등판해 패전 없이 1승 3홀드에 평균자책점 7.29를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51승 44패 89홀드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이다. 정현욱은 "처음부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한 시즌이었다. 중반에 구위가 올라와 '더 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에서 그만두는 게 순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현욱이 은퇴하면 1996년 신인 선수는 모두 유니폼을 벗게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