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男블로킹… 세트당 2.07개 역대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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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기량 저하가 큰 원인… 남자 배구 첫 여자 경기보다 적어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은 16일 경기에서 2세트 중반까지 KB손해보험에 16-21로 끌려갔다. 하지만 이후 김학민(33)과 최석기(30), 가스파리니(32·슬로베니아)의 연이은 블로킹 5개를 앞세워 22-21로 경기를 뒤집었다. 6연속 득점에는 김학민의 오픈 공격 득점도 있었지만 승부를 뒤집은 힘은 블로킹이었다.

 배구에서는 서브를 받는 팀이 득점할 확률이 높은데 공격에 성공한 팀이 서브를 넣기 때문에 한 점씩 주고받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될 때가 많다. 이 흐름을 돌려놓는 게 블로킹이다. 블로킹은 상대 팀의 득점은 막고, 우리 팀의 득점은 올리기 때문에 플러스(+) 2점 효과가 있다.

 그런 점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는 프로배구 13년 역사에서 가장 역전 승부를 보기 힘든 시즌이 되고 있다. 16일 경기까지 남자부 경기에서 나온 세트당 블로킹은 2.07개로 역대 최저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자부 경기의 블로킹(세트당 2.17개)이 남자부 경기의 블로킹보다 많은 시즌이 되고 있을 정도다.

 올 시즌 남자부 경기에서 블로킹이 줄어든 이유로 전문가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 저하를 꼽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부터 남자부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에 이은 드래프트로 바꿨다. 몸값 상한선(30만 달러)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외국인 선수가 대부분이다.

 실제 지난 시즌 남자부 외국인 선수가 기록한 세트당 평균 블로킹은 0.49개였는데 올 시즌은 0.35개로 30% 정도 줄었다. 남자부 7개 팀 중에서 지난 시즌보다 외국인 선수가 블로킹을 더 많이 한 팀은 KB손해보험뿐이다. 국가대표 날개 공격수 전광인(25·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시몬(29·OK저축은행)이나 오레올(30·현대캐피탈) 같은 외국인 선수가 블로킹을 뜨면 압박감이 정말 컸다. 높이도 높지만 팔을 앞으로 쭉 뻗으면서 들어오니까 스파이크의 각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올 시즌에는 그 정도로 부담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블로킹이 좋은 외국인 선수는 동료 선수들의 블로킹 수도 늘려준다. 외국인 선수에게 신경 쓰다 보면 ‘토종’ 선수에게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오레올과 함께 블로킹 벽을 만든 센터는 세트당 블로킹 0.74개를 잡아냈지만, 그렇지 않은 센터는 0.3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는 데 그쳤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배구#블로킹#기량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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