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포상금, 전세기 동원… 사활 건 우즈베크

15일밤 한국과 운명의 월드컵예선전
본선 도전 한국에 번번이 막혀 실패, 2013년엔 자책골로 0-1 ‘무릎’… 서울서의 첫 승리 위해 파격 지원
황희찬 훈련도중 허벅지 근육 부상… 경기 출전 못해 전력 차질 불가피

　“지금 우리는 위기다. 우즈베키스탄은 수비가 강하다. 자신 있게 맞서야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울리 슈틸리케 한국 감독)

　“(13일 입국해) 체류 기간이 짧은 것은 그게 나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최소한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삼벨 바바얀 우즈베키스탄 감독)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44위)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48위)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과 바바얀 감독은 14일 각각 파주 트레이닝센터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임을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은 모든 것을 걸었다. 한국 방문경기 최초로 전세기를 동원했고, 승리하면 거액의 포상금도 줄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독립한 우즈베키스탄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월드컵에 도전했지만 본선 무대는 밟지 못했다. 번번이 한국에 발목을 잡혔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은 우즈베키스탄에 악몽이었다. 2013년 6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경기에서 자책골을 범하며 0-1로 졌다. 경기 전까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승점(11점)이 같았지만 이날 패배로 본선과 멀어졌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6월 6일 중국과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 날 곧바로 한국에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상 악화와 항공권 문제가 겹치는 바람에 러시아를 거쳐 경기 이틀 전인 9일에야 입국했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130달러로 한국(2만7512달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우즈베키스탄이 비용이 많이 드는 전세기를 이용한 데는 3년 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자국에서 완벽하게 준비를 했고 한국에서는 잔디 적응 훈련만 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3무 1패로 앞서 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 준결승에서의 패배가 유일한 패배다. 특히 프랑스 월드컵 예선을 치렀던 잠실종합운동장을 포함해 서울에서 열린 4차례 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3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A조 순위부터 3위(승점 7·2승 1무 1패)로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3승 1패)에 뒤져 있다. 한국이 지면 승점 차는 5점으로 벌어져 역전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15경기에서 13승 2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경기 전날 황희찬(20·잘츠부르크)의 전력 이탈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희찬이 전날 훈련을 하다 왼쪽 허벅지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황희찬이 빠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하나 더 늘었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