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맞은 주희정, 986번째 경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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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1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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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39·삼성). 스포츠동아DB
주희정(39·삼성). 스포츠동아DB
-1997년 11월 11일 LG와의 원정경기에서 데뷔전
-데뷔전에서 4점·2어시스트·2스틸…20년 쌓여 어시스트·스틸 최다기록 쌓아
-20년 세월 흘러 986번째 경기에 출전


11월11일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빼빼로 데이’로 통한다. 가족·연인·친구끼리 과자를 나눠먹으면서 사랑을 나눈다. 프로농구에서도 11월11일은 의미가 있는 날이다. 농구계에서 11월11일은 삼성 이상민(44) 감독의 생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날은 프로농구 레전드 주희정(39·삼성)의 데뷔일이기도 하다.

주희정은 정확히 19년 전인 1997년 11월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당시 나래 소속이었던 주희정은 주전가드 이인규(은퇴)가 시즌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면서 출전기회를 잡았다. 갑작스럽게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전한 그는 23분18초를 뛰면서 4점·2어시스트·2스틸을 기록했다. 나래는 LG에 97-102로 졌다. 주희정은 “나름대로 준비는 했는데, 막상 경기를 뛰니까 머리가 하얗게 됐다. 내가 뭐하고 나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첫 경기를 엉망으로 하고 팀도 지고 나니 ‘내가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미약한 시작이었지만, 프로농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의 시작이었다. 나흘 뒤 SK와의 경기에서 13점·5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펼친 그는 경기력이 점점 향상되기 시작했고 1997~1998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햇수로 20년의 세월이 흐른 2016년, 강산이 두 번 변하고 대통령이 5번 바뀌는 동안에도 주희정은 여전히 코트를 누비고 있다. 당시 국내에서 최고 히트곡은 임창정의 ‘결혼해줘’였다. 1997년 11월 11일 생애 첫 경기에 출전해 4점·2어시스트·2스틸로 시작된 그의 기록은 통산 985경기(통산1위)·8506점(통산5위)·5325어시스트(통산1위)·1489스틸(통산1위)로 불어났다. 앞으로 15경기만 더 나서면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1000경기를 뛰는 선수가 된다. 프로농구 최초의 개인통산 1500스틸 달성에도 단 11개만 남았다.

성공하나만 바라보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21살의 젊은 청년은 이제 후배들의 성공을 돕는 도우미가 됐다. 주희정은 “후배들이 착실하게 훈련을 해온 덕분에 시즌 초반이지만, 좋은 팀 성적이 좋다. 특히 KCC에서 부진했던 (김)태술이가 재기해서 기분이 좋다. 열심히 태술이와 후배들을 돕겠다. 이 분위기 잘 이어가서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데뷔 20년이 되는 11일, 주희정은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홈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통산 986번째 경기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자신의 데뷔전 상대였던 LG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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