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포수 홈런 두방, 컵스 무릎 꿇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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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월드시리즈 기선 제압
페레스, 1점포-3점포 6-0 이끌어

 월드시리즈 무대를 처음 밟는 무명 포수에게도, 68년을 기다려온 인디언스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밤이었다.

 6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가 시카고 컵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포수 로베르토 페레스(28)의 깜짝 홈런 두 방(4회 1점, 8회 3점)에 힘입어 6-0으로 승리했다. 한 시즌 최다 출전 경기가 70경기에 그치는 백업 멤버였던 페레스는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014년 클리블랜드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페레스는 주전 포수 얀 고메스(29)의 교체 선수였다. 고메스가 7월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기회를 얻게 된 그는 안정적인 수비로 팀 투수들의 신뢰를 얻었다.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이 그를 포스트시즌 주전 포수로 택한 이유다.

 팀의 안방마님이 된 페레스는 자신의 첫 가을야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타격이 터졌다. 보스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을 치며 깜짝 활약을 예고한 페레스는 이날 경기에서도 홈런 2개를 추가하며 가을야구 9경기에서만 홈런 3개를 쳤다. 올 정규시즌(61경기) 홈런 기록과 같다. 페레스의 이날 한 방은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무안타 기록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프랑코나 감독의 신뢰가 큰 힘이 됐다.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포수가 홈런 2개로 4타점을 기록한 건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1956년), 조니 벤치(1976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전설들과 같은 기록을 갖게 된 페레스는 “내 생애 이 같은 밤은 없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승리로 7전 4선승제 승부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약 63%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백업포수#클리블랜드#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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