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호수비’ NC-LG 젊은 외야진 성장 보여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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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안익훈-NC 나성범(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 안익훈-NC 나성범(오른쪽). 스포츠동아DB
포스트시즌에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선수들의 ‘호수비’를 감상하는 일이다.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타구를 낚아채 모두를 놀라게 하는 호수비들이 가을을 풍성하게 했다.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WC),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는 수비 실수로 인해 경기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나왔지만, PO 들어 멋진 호수비가 포스트시즌을 장악하고 있다. 이 호수비는 PO를 치르고 있는 NC와 LG에게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NC 김준완. 스포츠동아DB
NC 김준완. 스포츠동아DB

● PO를 장악한 외야수들의 호수비

PO 3차전은 그야말로 호수비 퍼레이드였다. LG가 연장 10회까지 무려 7번이나 만루 찬스를 얻었지만 1점밖에 내지 못했던 이유는 번번이 NC 야수들의 호수비에 막혔기 때문이었다. NC 김준완과 나성범이 그 중심에 있었다. 김준완은 0-1로 뒤진 3회 2사 1·3루서 김용의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만약 여기서 안타를 허용했다면 결정적 점수를 내줬을 뿐 아니라 타순이 1번으로 넘어가 추가실점의 위기까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부터 보여준 놀라운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팀을 구했다. 나성범도 1-1로 맞선 8회 멋진 캐치로 상대추격을 꺾었다. 그는 8회 2사 만루서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전 무사만루 위기를 합의판정 끝에 더블아웃으로 만든 상황에서 또 다시 만루가 이어지면서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나성범의 근사한 수비 하나가 팀을 살렸다.

NC 외야수들이 선전하자 LG 외야수들도 힘을 냈다. 특히 연장 11회 대수비로 나선 안익훈은 2사 1·2루서 나성범의 우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타구를 번개처럼 달려와 낚아챘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2루타성 타구를 잡아내면서 경기흐름을 단숨에 LG 쪽으로 가져온 슈퍼캐치였다.

LG 안익훈(왼쪽). 스포츠동아DB
LG 안익훈(왼쪽). 스포츠동아DB

● 달라지고 있는 NC-LG 외야수들

비단 PO 3차전뿐만 아니다. LG 외야수들은 PO 1차전에서부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PO 2차전에서도 담장을 향해 쭉 뻗었던 1회 에릭 테임즈의 타구, 2회 박석민의 타구를 김용의, 채은성이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내는 투혼을 보여줬다. PO 4차전에서 나성범은 4회 오지환의 파울라인 깊은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포구하며 박수를 받았다.

NC와 LG 외야수들의 활약은 시리즈뿐 아니라 팀의 미래도 밝히고 있다. 특히 LG의 경우 지난해부터 젊은 외야수들을 기용하면서 세대교체를 감행했는데 포스트시즌에 빛을 보고 있다. 김용의 채은성 문선재 등은 외야수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큰 경기에서 수준급 수비를 선보이며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NC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아직 5년밖에 되지 않은 나성범과 육성선수에서 이제는 당당히 1군 선수가 된 김준완이 큰 경기에서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경험은 사라지지 않고 앞으로 선수들이 프로생활을 하는데 큰 재산이 된다는 얘기였다. 선수가 강해지면 팀도 강해진다. 승패를 떠나 NC와 LG가 PO를 통해 얻고 있는 소득이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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