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연패… 선수들도 나도 편하게 즐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日전훈 모험 나선 두산 김태형 감독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프로야구 정규시즌 챔피언 두산은 한국시리즈를 열흘 앞둔 19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4박 5일 일정으로 현지에서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소프트뱅크 2군 등과 3차례 연습경기를 하기 위해서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해외훈련을 떠나는 건 국내 프로야구에서 처음이다. 18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49·사진)을 만난 이유다.

 “(한국시리즈까지) 20일 넘게 쉬면서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게 큰 과제다. 물론 이런 변화(일본 훈련)를 안 주는 게 안전하게 가는 방법인 것은 맞다. 하지만 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김 감독은 “구단에서 일본 팀들과의 교류라는 좋은 소스를 제공했고, 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국내 연습 경기보다는 실익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일본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사령탑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김 감독은 이제 정상을 지켜야 하는 자리에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지도자나 선수나 모두 두려움 없이 한번 해보자는 의식이 강했다. 올해 역시 달라지는 건 없다. 다만 선수들이 부담 없이 제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내 표정부터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선수들에게 경기를 마음껏 즐기라고 해놓고 감독이 긴장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예상하는 한국시리즈 상대가 궁금해 “잠실(LG)에 계속 있을 것 같은가, 아니면 마산(NC)에 갈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뜻 모를 미소를 머금은 김 감독은 “LG와 NC는 묘한 관계가 있어 만만찮은 대결이 될 것이다. LG는 분위기가 좋은 반면 NC의 경기 감각이 어떻게 되느냐가 흥미롭다. 그렇다고 해도 아무래도 NC가 강한 팀”이라고 예상했다.

 올 시즌 삼성과의 개막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선수단 미팅에서 이렇게 말했다. “야, 보니까 올해도 난 자신 있다. 니들은 어떠냐.” 결국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은 한 시즌 최다승(93승)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자축했다.

 김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던 지난해 숨기지 못했던 ‘조급함’에서도 이젠 많이 벗어났다고 했다. “작년 시즌 초반에는 찬스 때 빨리 뒤집고 싶어서 이런저런 수를 두려고 했다. 그런데 억지로 만들어서 경기를 이기기는 힘들더라. 선수는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는데 감독 혼자 끌고 갈 수는 없다. 지금은 좀 더 여유 있게 가지 않나 싶다.”

 김 감독은 4명이 모두 15승 이상을 거두며 ‘판타스틱 4’라는 찬사를 듣는 선발 투수진과 이용찬 홍상삼이 가세한 불펜에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타선에서는 큰 무대에 처음 나서는 김재환과 오재일 등이 제 몫을 다해줄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도대체 고민거리가 없냐고 했더니 김 감독은 “걱정이나 염려되는 부분은 정말 많다. 우선 기본에 충실하면서 다 잘할 것이라 믿고 준비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두산의 발걸음이 흔들림 없는 김 감독의 자신감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종석 kjs0123@donga.com·임보미 기자
#두산#김태형 감독#ks 2연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