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손시헌 vs ‘패기’ 오지환…PO도 유격수 시리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9시 30분


NC 손시헌-LG 오지환(오른쪽). 스포츠동아DB
NC 손시헌-LG 오지환(오른쪽). 스포츠동아DB
“아무래도 자신감은 제가 한 수 위 아니겠습니까?”

LG 유격수 오지환(26)은 17일 준플레이오프(준PO) MVP에 오른 뒤 나선 기자회견에서 한 선배를 향해 당돌하게 외쳤다. PO에서 맞닥뜨리게 된 NC 유격수 손시헌(36)과 비교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프로 14년차 손시헌과 8년차 오지환이 외나무다리에서 격돌한다. 유독 ‘유격수 시리즈’로 장식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둘의 맞대결은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불러 모은다. 10살 터울의 두 주전 유격수는 각각 경륜과 패기를 내세우고 가을잔치를 기다리고 있다.

NC 손시헌. 스포츠동아DB
NC 손시헌. 스포츠동아DB

● 포스트시즌 45G, ‘경험 우위’ 손시헌

먼저 손시헌. 그는 자타공인 안정적인 유격수의 표본으로 불린다. 균형 잡힌 포구 자세와 1루까지 빠르게 공을 도달시키는 송구능력은 모두가 인정하는 장점. 물론 30대 중반이 넘어가며 풋워크가 느려졌다는 시선도 있지만, 올 시즌에도 NC의 내야를 지휘하며 팀의 2년 연속 2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14년간 갖은 풍파를 겪은 경험도 그가 내세우는 비교우위 지점이다. 2003년 두산 입단 후 2014년 NC 이적을 거치며 한국시리즈 11경기, PO 18경기, 준PO 16경기를 뛴 커리어는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안정된 수비는 물론 포스트시즌 타율 0.276(156타수 43안타)이 말해주듯 공격 첨병 역할도 가능하다.

뼈아픈 가을무대의 기억을 지우겠다는 일념도 품고 있다. 손시헌은 2010년 삼성과 PO 최종 5차전에서 5-5로 맞선 11회말 2사만루에서 자신 앞으로 굴러오는 박석민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한 기억이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단 한차례도 없다는 점은 늘 아픔으로 남아있다.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 “PO 지배도 내가” 분위기 탄 오지환

오지환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가을야구를 그의 무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지환 특유의 스타일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첫 관문이던 KIA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오지환은 WC 1차전에서 실책 2개를 저지르며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그러나 준PO에선 정반대의 모습이 나타났다. 4경기 동안 무실책 경기를 기록한데 이어 4차전에선 8회 결승타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로 시리즈 MVP에 오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등에 업은 오지환은 벌써부터 기세가 등등하다. 그는 “아무래도 경험은 손시헌 선배님이 더 풍부하지만 자신감은 내가 한 수 위”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펼쳐보였다. 잔실수가 많고 안정성에선 밀릴지 몰라도 패기 어린 플레이와 뜨거운 타격감으로 선배를 제쳐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손시헌과 오지환. 올 포스트시즌 세 번째 유격수 대결에선 누가 웃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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