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차 리드’도 불안해서야 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일 05시 45분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Q&A로 복기한 중국전

장현수 수비실수·후반 수비조직 흔들
이청용·구자철·지동원 공격력 합격점


한국이 31번째 중국전에서 승리하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팬들과 우리 스스로의 기대치를 채우는 경기를 하겠다”던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약속에는 다소 미흡한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의 한국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중국(78위)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역대전적에서 18승12무1패로 확실한 우위를 지켜나갔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현장과 데스크를 연결해 중국전을 복기했다.

Q=해외파의 역할은 어땠나?

A=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킥을 전담한 윙 포워드 손흥민(토트넘)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공격 2선에서 제 몫을 해줬다. 순식간에 3명에서 5명까지 불어나는 중국의 뒷문을 뚫기 위해 부지런히 포지션을 바꿔가며 활발한 공격을 전개했다. 날카로운 세트피스도 자주 나왔다. 상대의 자책골(전반 21분 정쯔)로 1-0의 불안한 리드가 계속된 후반 릴레이포를 가동한 선수들도 이청용과 구자철이었다. 원톱으로 나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수비진을 흔들고, 볼을 받아 공간을 침투한 동료들에게 배급하는 등 포스트 플레이를 훌륭히 해냈다. ‘제로(0)톱’ 등 전술적 변화를 주는 대신, 전형적인 타깃 맨을 내세운 벤치의 의도를 정확히 읽었다. 2어시스트로 힘을 불어넣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선제골 이후 위기가 많았는데.

A=FIFA가 정한 국가대표 소집 규정대로 한국은 3일간 손발을 맞춘 데 반해, 중국은 24일간 강화훈련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계적 선수라면 짧은 준비에도 제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1-0으로 앞선 전반 중반부터 갑자기 실수가 많아졌다. 특히 오른쪽 풀백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불안했다. 무의미한 패스가 잘리면서 역습을 자주 허용했다. 주로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장현수를 측면 수비로 기용한 것은 후방 안정을 위해서였지만, 오히려 불안감을 안겼다. 센터백 홍정호(장쑤 쑤닝) 등 주변에서의 적극적 커버가 아니었다면 위기가 훨씬 잦아질 뻔했다.

Q=3점차 리드 이후 수비가 붕괴됐다.

A=전반과는 또 다른 양상이었다. 특정선수가 아닌 팀 전체의 문제였다. 3분새 2골을 추가해 3-0의 넉넉한 리드로 잠시 방심한 탓인지 모르겠다. 투지를 불태운 중국의 거센 추격에 3-2까지 쫓겼다. 딱 5분 걸렸다. 벤치가 손을 쓸 틈이 없었다. 전·후방 공간이 크게 벌어졌고, 볼을 서로 미루는 장면도 늘어났다. 균형이 무너졌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재성(전북) 등 공격 자원들을 잇달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음에도 이미 흐트러진 균열은 다시 좁혀지지 않았다. 영점조준이 이뤄지지 않은 부정확한 슛이 쓰라림을 더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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