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를 좀 넓혀” 김기태 감독, 김호령에 왜 이런 말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일 2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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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를 좀 넓혀~.”

빠른 발로 외야를 호령하는 KIA의 중견수 김호령이 들을 말은 아니다. 김호령은 타자의 방망이에 공이 맞는 순간 타구 방향을 예측하고 달려가 손 쉽게 잡아내는 선수다. 팬들은 좌익수와 우익수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그의 넓은 수비범위를 ‘호령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1일 삼성과의 대구 경기를 앞두고 김기태 감독은 김호령에게 분명 이렇게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경기 전 훈련을 하던 김호령이 더그아웃을 지나쳐 라커룸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갔다. 더그아웃 한쪽에서 지켜 보던 김 감독은 “오메, 옆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가”하며 웃더니 사라진 김호령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쳤다. 순식간에 다시 나타난 김호령은 “감독한테 인사도 안 하냐”는 김 감독의 타박에 쭈뼛거리며 “못봤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감독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시야를 좀 넓혀”라고 농담을 건넨 것이다.

더그아웃에서는 좁았는지 몰라도 이날 그라운드 위에서 김호령은 여전히 광활한 시야를 자랑했다. 2회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는 삼성 백상원의 뜬공을 몸을 던져 잡아낸 것. 팔꿈치 통증으로 보름 만에 1군에 복귀한 선발 투수 지크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릴 정도의 호수비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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