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우] 선수촌 부실공사…선수 안전을 위협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6일 05시 45분


13. 선수촌 입촌 거부까지, 요지경 리우

이쯤이면 정말 ‘요지경’이다. 개막이 임박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희대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회에 출전할 호주 선수단이 올림픽 선수촌 입성을 거부한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은 브라질 축구의 성지로도 잘 알려진 마라카나 스타디움 인근 20만m² 규모의 부지에 마련돼 있다. 1만8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주거시설 포함) 31개동으로 구성돼 있는 선수촌은 지난 주말 개장한 뒤 곳곳에서 부실공사의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의 주요 매체들이 리우 현지발로 자국 선수단의 선수촌 입촌 거부의 이유로 거론한 부분은 안전문제. 가스와 배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아파트가 많다는 전언이다. 당연히 조명시설은 무용지물이고, 계단과 복도는 어두컴컴해 훈련이나 공식 경기를 마치고 늦은 밤 피로한 선수들이 복귀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청결과 위생에서도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제대로 망신살이 뻗친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도 이러한 상황을 인정했다. “선수촌 아파트의 전부가 그런 건 아니다. 호주 선수들이 머물 아파트를 포함한 일부 동에서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뒤늦은 대처에 나섰다. 물론 호주 선수단의 입촌 거부는 한시적이긴 하다. 호주 선수단은 최소 26일(현지시간 기준)까지 시내의 몇몇 호텔에서 나눠 머문 뒤 ‘상태’를 보고 입촌할 계획이다.

9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까지 활용될 리우올림픽 선수촌 건립에 8억8000만 달러(약 1조 원)가 투입됐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와 불안한 국내 정세로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재정 악화로 경기장과 훈련장, 선수촌 등 올림픽 인프라를 건립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제때 봉급을 받지 못한 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불만이 특히 대단했다. 2년 전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도 대회 개막 직전에야 일부 경기장이 완공되는 등 브라질은 메이저 스포츠 대회를 치를 때마다 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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