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하! 하! 하!…농구대표팀 삼부자 ‘즐거운 동거’가 시작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7일 05시 45분


농구 대표팀 허재 감독-허웅-허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농구 대표팀 허재 감독-허웅-허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9월 亞 챌린지 앞두고 첫 훈련 돌입
허재 감독 “두 아들,특별대우 없다”
허웅·허훈 “선수 책임감으로 최선”

운동선수들에게 ‘국가대표’는 꿈이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에게만 허락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대표를 두고 흔히 ‘가문의 영광’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면에서 남자농구대표팀 허재(51) 감독의 가족은 ‘축복받은 가문’이다. 선수시절 ‘농구 대통령’으로 불리며 국가대표 붙박이로 활약한 허 감독에 이어 두 아들 허웅(23·동부), 허훈(21·연세대)이 나란히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이다.

허재 감독 “두 아들, 특별대우는 없다”

허재 감독은 5월 남자농구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됐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허 감독과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9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를 앞두고 대표선수를 선발했다. 허 감독이 점진적 세대교체를 선언한 가운데, 이번 대표팀에는 그의 장남인 허웅이 포함됐다. 국가대표 감독-선수로 한솥밥을 먹게 된 허재-허웅 부자에게 관심이 쏠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박찬희(31·전자랜드)를 대신해 허 감독의 차남인 허훈을 추가 발탁했다. 허재-허웅-허훈의 삼부자가 태극기를 가슴에 달게 됐다. 허 감독은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다”며 웃었다.

남자농구대표팀은 6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테니스장에 위치한 대한농구협회 회의실에서 소집된 뒤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해 훈련에 돌입했다. 허 감독은 “두 아들과 국가대표 자리에서 만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체육관 안에선 감독과 선수 관계다. 감독이 아버지라서 웅이나 훈이에게 특별대우를 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우할 것이다.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하겠지만, 못하면 그에 대해선 분명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버지와 동거가 어색한 허웅-허훈

두 아들과의 만남에 덤덤한 표정을 지은 허 감독과 달리 국가대표 유니폼이 처음인 허웅, 허훈은 편치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허웅은 “아버지와 감독-선수로 만나는 것은 상상으로만 해봤지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어색하고 불편하다”며 웃었다. 이어 “너무 어색해서 아버지와 대표팀에 대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버지 말대로 훈련 때는 감독과 선수라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허훈은 “그동안 직접적으로 아버지에게 농구를 배운 적은 없었다.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된다.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자간의 만남이 어색한 것은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숙소에서 선수들끼리 흔히 하는 ‘감독 뒷담화’도 할 수 없게 됐다. 허웅은 “형들이 나나 (허)훈이와 얘기하는 것을 어려워할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