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ML 첫 대포…반전의 서막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31일 05시 45분


볼티모어 김현수(오른쪽)가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원정경기에서 7회 제프 맨십을 상대로 메이저리그(ML)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동료 매니 마차도의 축하를 받는 김현수의 표정이 밝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볼티모어 김현수(오른쪽)가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원정경기에서 7회 제프 맨십을 상대로 메이저리그(ML)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동료 매니 마차도의 축하를 받는 김현수의 표정이 밝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클리블랜드전 결승 솔로홈런

끊임없는 노력으로 연속 선발출전 기회
구단 SNS “가장 필요할때 홈런 쳤다”
김현수 “기회왔을때 잡을 자신 있었다”

이토록 짜릿한 반전드라마를 쓴 선수가 또 있을까.

볼티모어 김현수(28)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홈런을 때려내며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부진을 거듭하며 마이너리그행이 거론됐고,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며 25인 엔트리에 남았다가 계륵 취급 받던 그가 실력 하나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것이다.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포기’보다는 ‘노력’을 선택했고, 노력으로 얻은 자신감을 무기로 가장 중요할 때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가장 좋을 때 터진 마수걸이홈런

김현수는 30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원정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4로 맞선 7회 2사 후 제프 맨십의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홈런을 결승홈런으로 장식하며 팀 승리(6-4)를 견인했다. 볼티모어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볼티모어가 김현수의 홈런으로 승리했다’며 대서특필했고, 구단 공식 SNS에도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마수걸이 홈런이 가장 좋을 때 터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현수 역시 지역 언론 ‘볼티모어선’과 인터뷰에서 “홈런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개인 첫 홈런보다는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홈런이라 정말 기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구슬땀이 만든 자신감

김현수는 마수걸이 홈런을 치기까지 긴 시련의 터널을 지나야했다. 가뜩이나 낯선 환경에서,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분위기를 이겨내기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애썼다. 빠른 볼에 약하다는 평가를 이겨내기 위해 매일 같이 피칭머신과 싸웠고, 벤치에서도 상대 투수들을 분석하면서 스스로 대비했다. ‘가뭄에 콩 나듯’ 오는 기회였지만 그때마다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발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김현수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벤치에서도 자신감이 있었고, 앞으로도 자신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노력하고 준비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는 뜻이다. 두산 민병헌도 “내 경우는 훈련을 통해 미리 준비해야 타석에서 자신 있게 스윙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현수 역시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철저히 대비했다. 물론 여기서 만족은 아니다. 김현수는 “첫 홈런은 기쁘지만 시즌은 기니까 오늘 경기는 잊고 내일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가동된 타격기계의 질주는 이제부터라는 얘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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